광주FC가 2위를?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최소실점 1위
이번 시즌 K리그 1부리그 순위표를 보면 참 놀라운 게 적잖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누가 뭐래도 광주FC 순위다.
올해 1부로 돌아온 광주는 현재 3위다. 챔피언 울산 현대(승점 73), 포항 스틸러스(승점 60)에 이어 승점 58이다. 모든 팀이 올해 2경기씩을 남겨놓고 있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1부로 올라온 이번 시즌을 2위로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광주는 K리그 1부구단 중 연봉총액이 가장 적다. 운동장도 마음대로 쓰지도 못한다. 그런 팀이 돌풍을 일으키며 선배들을 잡았고 거짓말 같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K리그 우승팀 울산은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출전한다. 포항이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했으니 역시 아시아 무대로 나간다. 마지막 남은 티켓 한장(플레이오프)은 K리그 2위에 배정돼 있다. 결국, 광주가 2위를 해도, 3위를 해도 아시아 최고 클럽 대항전에 나서는 건 마찬가지다.
이정효 감독은 리그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남은 목표를 밝혔다. 이 감독은 21일 전화 인터뷰에서 “시즌 내내 집중한 목표는 리그 2위와 함께 최소실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광주가 공격적인 플레이로 리그 2위를 다투고 있는 힘은 강력한 수비”라며 “남은 2경기를 잘 치러 최소실점 1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광주는 현재 33실점을 기록 중이다. 1부팀을 통틀어 1위다. 36경기를 치렀으니 게임당 0.92실점이다. 이 또한 리그 1위다. 광주는 승리보다는 골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지하고 있다. 광주가 골을 넣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한 건 놀라운 일이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을 그대로 입증한 셈이다. 이 감독은 “아무리 공격적으로 나간다고 해도 수비가 불안하면 이길 수 없고 골도 넣기 힘들다”며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열심히 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광주는 오는 25일 전북과 맞붙는다. 전북은 리그 4위(승점 54)다. 전북도 수비력이 좋다. 현재 34실점으로 광주에 이은 최소실점 2위다. 광주가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최소실점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최종전 상대는 포항이다. 광주가 전북전을 잘 치른 뒤 포항까지 꺾는다면, 리그 2위, 최소실점 1위를 모두 달성할 수 있다. 이정효 감독은 “최소 실점은 시즌 내내 내가 탐내온 목표”라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잇몸이 없으면 입술로라도 이뤄내겠다”며 강한 의욕을 다졌다.
광주는 지난시즌 2부리그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에도 시즌 최종전까지 7경기 무패를 질주했다. 목표를 이뤄도 느슨해지지 않았다. 이정효 감독 말처럼 “내일 더 기대되는 팀”이 되기 위해 끝까지 뛰었다. 무서운 새내기 광주가 1부에서도 놀라운 뒷심을 발휘할까. 누가 강등될까와 함께 이번 시즌 남은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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