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여있고 싶지 않다"..김정은, '강남순'으로 마주한 신세계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모두 부자 되세요"를 외치던 배우 김정은은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이하 '강남순')에서 진짜 부자가 되어 나타났다. 처음 선보이는 판타지 연기도 어색하지 않았고 코미디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이미 김정은이라는 배우의 가치를 알던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 역시 김정은이라는 배우에게 빠져들었다. 이는 김정은에게도 마찬가지 신선한 경험이었다. 오랜만에 작품에 복귀한 김정은은 달라진 호흡과 템포의 작품을 진행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고 털어놨다.
'강남순'은 선천적으로 어마어마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의 6촌 강남순(이유미)과 엄마 황금주(김정은), 외할머니 길중간(김해숙)이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글로벌 쓰리(3) 제너레이션 프로젝트다. 작품 소개에서 알 수 있듯 2017년 방송됐던 '힘쎈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의 스핀오프다.
김정은은 강남순의 엄마이자 길중간의 딸인 황금주 역을 맡았다. '도봉순'에 이어 '강남순' 역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품 종영을 앞두고 만난 김정은은 "아주 좋아들 해주시니까 이렇게 기쁜 날이 있을 수가 없다"며 감사를 전했다.
"아주 좋아들 해주시니까 이렇게 기쁜 나날들이 있을까 싶어요.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에요. 제가 의도한 바에 맞춰 보시는 분들이 울컥하고 재미있다고 말해주는 것처럼 배우에게 기쁜 일이 있을까 싶어요. 예전에는 이렇게 여러 명이 주인공이 작품을 만들기 힘들었는데 이런 프로젝트가 계속해서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정은은 2020년 MBN '나의 위험한 아내'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그간 판타지 작품과는 연이 없던 김정은은 '강남순'을 복귀작으로 택했다. 평소에도 주저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김정은이 강남순을 택한 이유는 바로 작품에 담긴 모성애 때문이었다.
"배우로서 작품을 선택할 때 솔직히 무모할 만큼 용기 있게 시작하는 편이에요. 읽었을 때 마음을 움직이면 덤비게 되더라고요. '강남순'에서는 모성애라는 스토리가 저를 움직였어요. 물론 제가 사랑하고 애정하는 코미디도 있었고 그러면서도 가부장적인 걸 비틀어 버리는 풍자적인 내용도 많이 있었고요. 그래도 중심이 된 건 3대 모녀의 모성애였어요. 이게 베이스가 된다면 투머치하거나 기존의 것을 비틀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겉으로는 괴력을 가진 히어로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삼대 모녀의 모성에 관련된 이야기더라고요. 또 오랜만에 나오는 작품인데 너무 붕붕 떠 있기만 하면 안 된다는 걱정이 있었어요. 진심으로 모성을 보인다면 약간은 투 머치여도 응원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물론 3년이라는 공백은 짧지 않은 기간이다. 김정은 작품 초반에는 맥박을 찾지 못해 고생했다고도 털어놨다. 걱정하던 김정은이 내린 결론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디렉션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배우로 25년을 넘게 살다 보니 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작품을 하겠다고 마음 먹는 것까지였어요. 그 이후로는 작가님, 감독님께 많이 의지했어요. 한두 해만 쉬어도 다시 연기에 대한 맥박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운동을 하루라도 게을리하면 근육이 빠지는 것처럼요. 밖에서 드라마를 볼 때 느낀 시선도 물론 있었지만, 안으로 한 발자국 들어가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내려놓고 작가님,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했어요. 셋이서 리딩을 한 적도 있는데 작가님이 '이렇게 진지한 사람이냐'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만 해도 큰일났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새 현장에서 즐기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리고 김정은이 내린 선택은 적중했다. 특히 코디미적인 부분에서는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자신의 능력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본 방송뿐만 아니라 방송 이후 숏폼 플랫폼 등을 통해 김정은이 연기한 황금주의 모습이 수많은 '짤'로 재생산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폭발적 인기에 스스로도 놀랐다는 김정은은 작가,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 주변에서 '웃겨서 어떻게 촬영하냐'는 말을 많이 해요. 그런데 코미디의 문제는 똑같은 걸 50번씩 찍다 보니 다들 '진짜 재미있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도 그렇고요. 감정신은 그 감정을 갖고 가다가 한 번에 터뜨리면 되는데 코미디는 계속 찍었어요. 백미경 작가님의 코미디는 놀게끔 판을 깔아주는 부분이 있어요. 제 기억에는 김은숙 작가님이 그랬어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도 희열이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백 작가님이 그런 부분이 있었어요. 감독님도 마찬가지였어요. 배우를 정말 사랑하는 감독님이라 서로 위로해가며 현장에서 찍었어요. 모녀 3대가 '동기 감응'하는 것처럼 저와 감독님도 '동기 감응'하면서 찍었어요. 연기에 왕도는 없는 것 같아요. 새 작품을 할 때마다 0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저는 할 수 있습니다'라는 자세가 있는 배우들이 있다면 부러울 정도로 저는 0보다 밑으로 가는 것 같아요. 쓴 사람과 연출하는 사람과 부딪히다 보면 답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강남순'에서 보여준 모습은 젊은 세대들에게 김정은이라는 배우를 다시금 일깨워 준 작품이 됐다. 김정은은 자신이 이러한 주목을 받을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동시에 "고여있고 싶지 않다"는 자신의 생각도 함께 밝혔다.
"촬영할 때 감독님이 '저는 이게 짤로 도는 게 목표예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남순이가 돌겠지 저는 안 돌겠다 싶었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사실 촬영할 때는 템포가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편집본을 볼 때도 '저걸 잘랐네 왜 그랬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쇼츠도 마찬가지로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이 대사가 핵심인데 왜 빠졌지' 싶을 때가 있어요. 그걸 못 따라가면 답답하고 불행하겠지만, 맞추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물론, 클래식한 감성이나 세월에서 나오는 경험도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여있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나이에 맞지 않게 뭘 하고 그런 건 아니고요. 지금 유행하는 감성이나 호흡을 따라가다보니 세로운 세상이 있고 나름의 장점이 있더라고요."
마지막으로 김정은은 "다시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작품을 사랑해 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아무래도 떨어져 있었고 작품을 쉬다 보니 이렇게 요즘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 했어요. 감히 그런 상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젊은 세대의 분들에게도 응원을 받고 있는데 생각 이상으로 감사해요. 배우로서 다시 한번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리 제가 많은 생각을 해도 대중분들이 인정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는데 '저 때문에 본다' 이런 말은 저를 한 대 때리게 만들정도로 감사했어요. 심지어 '관리 잘했다'고 칭찬해 주셔서 더 관리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마저도 감사했어요. '강남순' 중간에 펼쳐지는 마약 이야기가 어려우실 수도 있는데 엔딩은 다 좋아하셨을 거라고 믿어요. 다시 삼모녀로 돌아올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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