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찰스3세와 황금마차 동승 ‘극진환대’…“한영은 혈맹 동지” [용산신록]
이재용·구광모·신동빈, 블랙핑크·조소현 선수 등 만찬 참석
英왕세자 부부 숙소로 마중…벤틀리 리무진·예포 41발 예우
[헤럴드경제(런던)=정윤희 기자, 최은지 기자]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식 환영식부터 국빈 만찬까지 찰스 3세 국왕과 버킹엄궁에서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국왕과 함께 영국 왕실의 상징인 ‘황금마차’를 타고 궁으로 이동하는 등 최고 수준의 예우로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버킹엄궁 볼룸에서 개최된 국빈만찬에서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라며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 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연미복에 흰색 나비넥타이, 붉은색 띠를 착용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1883년 유럽 국가 중에서 영국과 최초로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해 그동안 변치 않는 단단한 우정을 쌓아왔다”며 “1950년 우리가 공산 침략을 받아 국운이 백척간두에 섰을 때 약 8만1000여명의 영국 병사들이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길을 달려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전쟁에 두 차례 참전한 고(故) 윌리엄 스피크먼 병장과 임진강 전투에서 전사한 제임스 로건 일병을 언급하고 “영국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경제적으로 번영하며 문화적으로 융성한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영 양국은 디지털 혁신국가로서 새로운 AI 디지털 규범을 정립하기 위한 국제사회 논의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영국과 함께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 미래를 향해 굳건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국왕은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며 만찬사를 시작했다.
찰스 국왕은 “영국에 대니 보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봉준호가 있고, 제임스 본드에는 오징어 게임이 있으며, 비틀스의 ‘렛잇비’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며 “불행히도 저는 세종대왕의 뒤를 따라 완전히 새로운 알파벳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찰스 3세 국왕은 환경의 지속성을 강조해 온 가수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 지수, 리사, 로제를 한 명씩 호명하며 “세계적인 슈퍼스타이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감탄할 뿐”이라고 극찬했다. 아울러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99년 국빈방한 당시 안동을 방문한 일화를 언급하며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 중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라는 시구절을 인용했다.
국빈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제사절단과 가수 블랙핑크, 조소현 축구선수 등 양국 주요 인사 180여명이 참석했다. 만찬에는 1761년 조지 3세 대관식 때 제작된 접시와 빅토리아 여왕 시절인 1877년 생산된 접시가 등장해 영국 왕실의 역사를 상징했다.
이날 국빈 공식환영식 일정은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직접 윤 대통령 부부의 숙소로 찾아와 마중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윤 대통령 부부는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환담을 나눈 뒤 영국 왕실 전용 의전차량이자 세계에서 단 2대밖에 없는 벤틀리 스테이트 리무진을 타고 함께 공식환영식장인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으로 이동했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는 광장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웃으며 맞이했고 함께 왕실 근위대 사열도 받았다. 예포 41발도 발사됐는데, 통상 외국 정상 방문시 21발의 예포를 쏘는 만큼 이는 최고 예우를 의미한다.
이어서 윤 대통령은 찰스 국왕과 함께 영국 왕실의 상징인 ‘황금마차’를 타고 버킹엄궁까지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국왕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 후 함께 왕실 소장품을 관람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찰스 국왕이 런던 한인타운인 뉴몰든 지역을 방문하고 한인 동포사회에 각별한 관심을 둔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전 참전 기념비와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영국 왕실 대표로 글로스터 공작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병사들의 용기와 헌신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의 토대가 됐다”며 “앞으로 영국 참전용사들과 가족, 후손들을 각별히 예우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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