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벌금 폭탄'에…BNB 10% 급락·비트코인 4800만원대[코인브리핑]
CFTC와도 3조원 이상 벌금 합의…자오창펑 CEO "내가 책임질 것" 사임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바이낸스 '벌금 폭탄'에 비트코인 하락세…BNB 폭락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벌금 폭탄' 및 자오창펑(Zhao Changpeng, CZ) 최고경영자(CEO) 사임 소식에 하락세다.
22일 오전 8시 30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3.53% 떨어진 3만6059달러다.
같은 시간 업비트 기준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 대비 2.83% 하락한 487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요 가상자산 중에서도 '바이낸스 코인' BNB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BNB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0.33% 떨어진 228달러를 기록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오창펑 CEO가 돈세탁 등 혐의를 인정하고, 약 43억 달러(약 5조5500억원)의 벌금을 지불한다고 밝혔다. 자오창펑 CEO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6월 초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SEC)에 13개 혐의를 적용해 소를 제기했다. 바이낸스코인(BNB), 바이낸스 스테이블코인인 BUSD 등을 '미등록 증권'으로 보고 이를 판매한 혐의, 고객 자금을 유용해 자오창펑 CEO가 관리하는 기업으로 빼돌린 혐의 등이다.
◇美 법무부 "바이낸스, 범죄자와 미국 고객 간 거래 주선"
바이낸스가 미국 법무부에 43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는 법무부가 기업으로부터 받은 벌금 중 매우 큰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발표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자금세탁방지(AML)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또 제재 대상 국가의 이용자들과 미국 이용자들 간 거래를 주선함으로써 은행보호법(BSA) 등을 위반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낸스는 제재 대상 국가와 미국 이용자 간의 거래를 주선하는 것이 미국 법을 위반하는 행위임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불법행위에 연루된 범죄자들이 바이낸스를 통해 자금을 이동하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와 별개로 재무부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바이낸스와의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갈랜드 장관에 이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바이낸스가 금융범죄단속 네트워크(FinCEN)에 34억달러 가량을, 재무부의 대외자산통제국에 약 10억달러를 합의금으로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바이낸스가 27억달러, 자오창펑 CEO가 1억5000만달러, 새뮤얼 린 전 바이낸스 최고법률책임자(CLO)가 150만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낸스, CFTC에도 28억5000만달러 벌금
바이낸스가 미국 CFTC에도 약 28억5000만달러(약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낸다. 법무부 및 재무부와 별도로 합의를 거친 금액이다.
CFTC는 지난 3월 3월 바이낸스를 미등록 파생상품 판매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CFTC는 바이낸스가 파생상품 판매 라이선스를 갖추지 않은 채 미국 이용자를 상대로 파생상품 거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바이낸스는 안전하고 건전한 금융 시장의 기반을 훼손했다"며 바이낸스가 파생상품 제공으로 13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거래 수수료를 벌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바이낸스 CCO와 다른 직원들의 채팅 기록에서 알 수 있듯, 바이낸스는 자사 거래 플랫폼이 테러자금조달을 포함한 범죄 활동에 쓰일 수 있음을 인지했지만 '수익'이라는 명목 하에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바이낸스는 CFTC에 28억5000만달러 규모 벌금을 낸다. 바이낸스가 27억달러, 자오창펑 CEO가 1억5000만달러, 새뮤얼 린 전 바이낸스 최고법률책임자(CLO)가 150만달러를 지불할 예정이다.
◇CZ, 법무부 합의로 사임…"내가 실수했으니 내가 책임"
가상자산 업계 인플루언서 'CZ'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가 이번 벌금 폭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CEO 직에서 물러난다. 이는 법무부와의 합의 내용이기도 하다. 차기 대표로는 미국 외 지역 시장 책임자였던 리차드 텅(Richard Teng)이 임명됐다.
자오창펑 CEO는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CEO 사임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옳은 일"이라며 "내가 실수했으니 내가 책임져야 한다. 커뮤니티와 바이낸스, 그리고 나를 위한 최선이다"라고 밝혔다.
단, 그는 바이낸스의 주요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자오창펑 CEO는 "바이낸스의 주주이자 전 CEO로, 기업이 미국 규제에 맞춰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음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우선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지난 6년 반 동안 단 하루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한 적이 없다. 블록체인, 웹3,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인공지능, 생명공학 분야 스타트업의 소주주로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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