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윤동주 시’ 환영사에 윤 대통령 ‘셰익스피어’로 화답

홍경진 기자 2023. 11. 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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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은 21일(현지시각) 국빈으로 초청한 윤석열 대통령과 버킹엄궁에서 만찬을 하며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 한구절을 영문으로 낭송했다.

찰스 3세는 "한국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그 와중에도 자아감을 보존하고 있음은 한국의 해방 직전에 불행히도 작고하신 시인 윤동주가 예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시를 인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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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킹엄궁 국빈 만찬서 양국 우의 확인
블랙핑크, 이재용·구광모 회장 동행

“While the wind keeps blowing, My feet stand upon a rock.(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While the river keeps flowing, My feet stand upon a hill.(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은 21일(현지시각) 국빈으로 초청한 윤석열 대통령과 버킹엄궁에서 만찬을 하며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 한구절을 영문으로 낭송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입장하며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건희 여사, 왼쪽은 커밀라 왕비. 연합뉴스

찰스 3세는 “한국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그 와중에도 자아감을 보존하고 있음은 한국의 해방 직전에 불행히도 작고하신 시인 윤동주가 예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시를 인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후의 참담한 상황을 딛고 일어난 대한민국 국민들은 기적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찰스 3세는 “영국에 대니 보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봉준호가 있고, 제임스 본드에는 오징어 게임이 있으며, 비틀즈의 렛잇비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있다”고 한국의 문화 발전 수준을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라며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 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또 “1950년 우리가 공산 침략을 받아 국운이 백척간두에 섰을 때 약 8만1000여명의 영국 병사들이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길을 달려왔다”며 “오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영국 참전용사들과 만나면서 양국의 우정이 피로 맺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겼다”고 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런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서 영국군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저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비틀즈와 퀸, 그리고 엘튼 존에 열광했다”며 “최근에는 한국의 BTS, 블랙핑크가 영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인용해 “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영국 나의 벗이여 영원히 늙지 않으리라)”라는 영어 건배사로 화답했다.

만찬에는 블랙핑크 멤버 4명이 모두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기업인도 함께했다. 영국에서는 리시 수낵 총리, 윌리엄 왕세자, 데이비드 캐머런 외교장관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은 양국 관계의 든든한 토대는 양국이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라는 데 공감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뿐 아니라 전세계의 자유·평화·번영의 증진을 위해서도 협력을 강화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마친 뒤 찰스 3세 국왕과 함께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 이후 찰스 3세 국왕과 함께 왕실 마차에 탑승해 버킹엄궁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에게 성대한 국빈 일정을 마련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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