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미니멀리즘
[Luxury Inside] ESG Story ③ 프라다
프라다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에 자연과 환경을 레이어링해가고 있다. 나일론 백을 명품 백으로, 스포츠를 하이 패션으로 신분 상승시킨 미니멀리즘의 혁신가, 그리고 지금은 지속 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위한 미니멀리스트로 진화해가고 있다.
프라다의 DNA 나일론을 에코닐로
미우치아 프라다는 1984년 처음 나일론 소재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1980년대는 물질 만능주의의 시대였고, 모든 럭셔리 브랜드들은 최고급 소재를 추구했다. 이런 물질주의적 시대에 프라다는 대담하게 대중적인 나일론 소재에 브랜드 로고를 붙이는 모험에 도전했다. 기존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들은 하이 패션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며 이런 대범한 행보에 반발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가죽 백에 비해 가볍고 편하며 오염에 강하고 관리가 쉬운 프라다의 나일론 백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프라다 나일론 백은 가장 놀라운 대반전의 패션 역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나일론은 오늘날의 프라다를 이룬 브랜드 헤리티지이자 핵심적인 DNA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지속 가능성이란 지구와 인류의 생존 과제 앞에서, 가장 먼저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브랜드의 DNA이기도 했다. 이를 대체할 소재와 생산 과정을 계속 탐색할 것이라 약속했고, 그 약속의 결과는 ‘프라다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프라다는 합성 섬유 제조 분야에서 반세기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이탈리아 섬유 원사 생산업체 아쿠아필(Aquafil)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무한정 재활용 할 수 있는 재생 나일론 원사 에코닐(ECONYL®)을 탄생시켰다.
에코닐은 전세계 쓰레기 매립지와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진다. 어망, 버려진 나일론, 카펫, 산업 폐기물 등을 분류하고 청소하여 회수된 나일론의 양을 최대화한다. 이 나일론 폐기물을 원래 순도로 재생시킨 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와 이탈리아 아르코에 있는 생산 공장에서 새로운 공정을 거쳐 재생 나일론 원사로 재변환된다. 생산되는 에코닐 10,000톤당 70,000 배럴의 석유가 절감되며, 65,100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감되고, 석유 연료로 생산한 나일론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90% 절감한다. 프라다는 2021년 말까지 리나일론 소재로의 전화 과정을 거쳤고, 2023년 7월부터 프라다 리나일론 수익금의 1%는 ‘시 비욘드(Sea Beyond)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2020년에 시작된 첫 번째 ‘시 비욘드(Sea Beyond) 프로젝트’는 전세계 중학교와 연계하여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환경 오염 문제, 바다의 이익을 위한 지속 가능한 생산 과정에 대한 패션 산업의 기여라는 주제를 탐구했다. 2021년엔 프라다 그룹과 유네스코 IOC(정부간해양학위원회: Intergovernmental Oceanographic Commission)가 함께 해양 보존 인식을 높이기 위한 고등학생들의 제안 중에서 우승 캠페인을 선발했다.
럭셔리 브랜드 최초 재활용 골드 파인 주얼리, 프라다 이터널 골드
프라다가 책임의식을 가진 건, 나일론과 함께 골드였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서 최초로 인증받은 100% 리사이클드 골드를 사용한 파인 주얼리 컬렉션 ‘프라다 이터널 골드(Eternal Gold)’를 탄생시켰다. 프라다 그룹은 고급 소재 및 다이아몬드 공급망의 주요 관계자들과 협력하여, 파인 주얼리 업계의 지속 가능한 제조 과정에 대한 개선을 이끌어냈다. 프라다의 파인 주얼리에 사용된 골드 전부는 인증받은 재생 골드로 주얼리 산업 관행 책임위원회(Responsible Jewellery Council)의 관리 체계 표준을 충족한다.
주얼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스크랩 폐기물, 폐기된 전자 기기에서 복원한 골드 등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은 골드 채굴을 줄여 환경뿐 아니라 인권 보호에도 도움을 준다. 프라다는 인권, 노동 안전, 환경 보전, 비즈니스 윤리와 관련해 최고 수준의 산업 기준을 충족하는 고급 메탈 및 스톤 공급업체와만 협력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프라다 이터널 골드’ 컬렉션은 ‘힘, 존재, 열정’이란 테마 아래 스네이크 팔찌, 하트 모티브, 체인 목걸이, 리본 초커 등으로 디자인됐다. 또한 프라다의 아이코닉 트라이앵글을 모든 아이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프라다의 트라이앵글은 잠금쇠 여밈, 귀걸이, 펜던트에 담겼으며, 트라이앵글의 각도를 통해 체인 링크와 스네이크 팔찌의 머리 부분에 놓은 하트 형태를 완성한다.
자원 낭비와 오염의 최소화를 위한 미니멀리즘
프라다의 노력은 환경보호의 선순환에도 적극적이며 높은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2021년 12월 31일 기준 프라다가 전 세계적으로 조달하는 전기의 53%가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서 생산되며, 16%는 자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다. 또한 2019년 이후 자체 생산 전력을 52% 증가시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재생 및 인증 종이의 사용이 89%, 직영 매장은 100% LED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혁명에 가까운 미니멀리즘의 혁신을 일으켰던 프라다. 그 시대에는 과다한 장식과 고급 소재의 사용을 최소화했다면, 이제 프라다의 미니멀리즘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원의 낭비와 오염을 최소화하는 혁신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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