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서두른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성공'에 집중한 계산법

이설 기자 2023. 11. 2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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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사전에 통보한 계획보다 한 시간 정도 빠른 전날(21일) 밤 11시쯤 3차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

북한이 국제기구에 정찰위성 발사 기간, 구역을 사전 통보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우주개발권'을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측면이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번에 통보 기간보다 1시간 가량 일찍 발사한 것은 국제관례를 지킨다는 것보다 발사를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감과 나름의 계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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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일정 통보했으나 지키지 않아…가장 성공할 수 있는 시간대 선택한 듯
韓 정찰위성 견제·'기습'으로 한미 추적 시험 등 의도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사전에 통보한 계획보다 한 시간 정도 빠른 전날(21일) 밤 11시쯤 3차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 '관례'에 따라 발사 일정에 대해 사전 통보는 했지만 스스로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하였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천리마 1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해 발사후 705초 만인 22시54분13초에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발사에 앞서 국제해사기구(IMO)의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 해상보안청에 "22일 0시부터 1일 0시까지 위성을 발사하겠다"면서 낙하물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수역 3곳을 통보했는데, 이보다 1시간17분 정도 빠른 시간에 전격적으로 위성을 발사했다.

북한이 국제기구에 정찰위성 발사 기간, 구역을 사전 통보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우주개발권'을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측면이 있다. '깜깜이 발사'를 할 경우 받을 비난을 피하면서 한미를 포함한 국제기구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비난할 때 이를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의 일환으로 규정하고 반발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도 해석돼왔다. 북한이 올해 진행한 1·2차 정찰위성 발사 때도 IMO 혹은 일본에 기간을 사전 통보하고 이 기간에 발사를 했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번에 통보 기간보다 1시간 가량 일찍 발사한 것은 국제관례를 지킨다는 것보다 발사를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감과 나름의 계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성 발사는 온도, 습도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 기간 북한의 날씨를 살펴보면 22일 비, 26일 눈, 27일 비 예보가 있다. 또 23일부터는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 반면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감행한 21일 밤은 영상 4도로 비교적 기온이 따뜻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날씨'를 주요하게 고려했다면, 관례를 지키는 것보단 '성공'이 절박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앞서 1·2차 위성 발사에 실패한 뒤 10월 3차 발사를 예고했으나 실제 감행하지는 못했다. 연말 연초 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이미 늦은 3차 발사마저 실패한다면 정치적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성공에 사활을 걸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30일 우리 군의 첫 독자 정찰위성 발사에 앞서, '선제 대응' 차원에서 발사를 서둘렀을 수도 있다. 우리 군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이용해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총비서는 한국보다 먼저 첫 군사정찰위성의 궤도 진입 시도를 도모함으로써 철저히 군사적 우세에 대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정찰위성 발사가 성공했다는 가정을 하면 정찰위성 체계를 통해 한미의 선제타격 대상을 정밀감시하면서 북한 전술핵 타격부대들의 정밀타격 능력을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기습 발사'를 통해 한미의 정찰 능력을 시험해보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의 통보는 형식적으로 구색만 갖춘 행태"라면서 "기습 발사는 한미의 발사 탐지 및 추적에 대한 허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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