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많았다. 김태형 감독님이시라…" 은퇴→지도자 변신, 레전드 父 건넨 한마디 "코치는 선수보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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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하나, 아직은 젊은 나이.
"코치 제안을 받고 며칠 동안 고민이 컸어요. 선수 생활에 대한 후회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빨리 시작하는 게 앞으로의 제 야구 인생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요. 결과를 받아들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공부를 끝까지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나와서 보니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며 '영상도 잘 돼 있으니, 코치는 선수보다 이론적이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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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서른 하나, 아직은 젊은 나이. 아쉬울 수 있지만 더 큰 미래를 위해 결단했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이성곤(31)이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다.
이성곤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선수 생활을 정리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제 선수 생활을 끝맺으려고 한다'며 글을 시작한 그는 '야구선수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지만 과정 속에 성공하기 위해 도전했고 연구했고 노력하며 시도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 부었고 그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였다.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며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옛 은사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의 부름을 받은 이성곤은 지도자로 새 출발한다. 롯데 퓨처스 팀 보조 타격코치를 맡는다.
'여전히 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성곤은 '이젠 다른 방향으로 야구를 대하여야 하지만 그 또한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며 지도자로서의 새 출발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레전드 부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언급했다.
'제 꿈이었던 '아버지보다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는 더 훌륭한 야구인이 되기 위해 살아가겠다'며 '앞으로도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 진심으로 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은퇴 소식을 전한 직후 스포츠조선과 전화로 연락이 닿았다.
이성곤은 담담하게 소회를 전했다.
"코치 제안을 받고 며칠 동안 고민이 컸어요. 선수 생활에 대한 후회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빨리 시작하는 게 앞으로의 제 야구 인생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요. 결과를 받아들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도자는 은퇴 후 목표였다. "매력적이잖아요.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고, 언젠가 야구를 그만두는데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한다면 코치였던 것 같아요."
지도자 길을 터준 사람.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었다. 평소 많이 연구하고, 노력하며, 조리 있게 설명할 줄 아는 이성곤의 소통 능력을 눈 여겨 봤다. 마침 롯데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이성곤에게 지도자 변신을 권했다.
"많이 배웠고, 존경하는 감독님이셨어요. 팀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존경스러웠고, 감탄한 적도 많아요. 감독님께 배울 수 있다면 뭐든 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더 가까이서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타격코치는 극한 직업 중 하나다.
이성곤이 상대해야 할 젊은 선수들은 학창 시절 야구 사교육과 다양한 정보를 접한 영상 세대다. 확실하게 설득할 수 없으면 자신의 이론을 현장에 접목하기 쉽지 않다.
"저도 그런 부분이 고민이 많이 됐어요. 결론은 공부를 많이, 끊임 없이 하자는 거였어요. 배워야 하죠. 소신껏 하려고 노력할 거고, 막내급 코치니 만큼 어린 선수와 대화하도록 노력할 겁니다."
고심 끝 결단. 레전드 부친 이순철 위원도 지도자 변신의 첫 걸음을 뗄 아들에게 중요한 조언을 남겼다.
"아버지께서 '공부를 끝까지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나와서 보니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며 '영상도 잘 돼 있으니, 코치는 선수보다 이론적이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경기고-연세대 출신 이성곤은 2014년 2차 3라운드 32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해 4년을, 이후 2021년 한화 이글스에서 2년을 뛰었다.
왼손 거포 1루수로 만개하지 못한 채 프로 생활을 접게 됐지만 지도자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선수다.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고 노력했다. 그만큼 유망주들의 고충에 공감하고 소통할 능력이 있다. 스마트한 데다 조리 있는 언변을 갖추고 있어 커뮤니케이션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이성곤 프로필
▶1992년 3월25일 생
▶1m86, 104㎏
▶2014년 두산 2차 3라운드 32순위
▶성동초-잠실중-경기고-연세대-두산베어스-경찰야구단-삼성라이온즈-한화이글스
▶현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리그 타격보조코치
◇이성곤 프로통산 성적
203경기 483타수 117안타(0.242) 6홈런, 47타점, 45득점, 장타율 0.346, 출루율 0.328
◇이성곤 SNS 전문
안녕하십니까 이성곤입니다
저는 이제 선수 생활을 끝맺으려고 합니다
누구나 한번은 그만두는 선수 생활이지만 막상 그만두려니 기분이 이상하긴 합니다
20년 동안 해왔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제겐 너무 중요했던 순간들이 많이 떠오르는 거 같습니다
죽을 만큼 힘들었던 훈련들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있었고 이겨내서 결과를 냈던 순간도 그럼에도 실패를 했던 순간들도 말입니다
다른 훌륭한 선수들의 비하면 야구선수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지만 전 그게 절대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선수 모두가 야구선수로 성공할 수 없고 그 어떤 누군가는 패배의 쓴맛을 봐야합니다
그 과정 속에 저는 성공하기 위해 도전했고 연구했고 노력하며 시도하였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고 그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젠 다른 방향으로 야구를 대하여야 하지만 그 또한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제 꿈이었던 '아버지보다 훌륭한 야구선수' 가 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는 더 훌륭한 야구인이 되기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선수 생활은 아쉬움을 남기고 그만두지만 더 좋은 야구인이 되기 위한 경험일 것이라고 믿고 앞으로도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 진심으로 대하겠습니다
그동안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감사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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