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심화 속 감행'…외신도 北정찰위성 발사 긴급 보도
"북러 정상회담 후 첫 발사", "한미일軍 원격 감시능력 확보" 분석
NYT "남북 우주경쟁 가열"…9·19 효력 정지에 北추가도발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1일 밤 북한이 군 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하자 주요 외신들도 이를 속보로 신속히 전했다.
AP통신은 북한이 올해 세번째로 정찰 위성을 발사해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미국과의 긴장이 장기화하는 동안 우주 기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AP는 북한의 주장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이 위성 기술이 군사용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발전했는지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애초 10월 발사를 공언했지만 러시아의 기술 지원 때문에 미뤄졌다고 보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판단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화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몇 달간 관계를 강화해왔다고 소개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더 많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추진 잠수함 등 더 정교한 무기를 도입하길 원하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는 훗날 미국과의 외교가 재개됐을 때 미국의 더 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라고 AP는 분석했다.
영국 BBC 방송도 북한의 정찰위성 성공 발표와 함께 한국 정부, 미 백악관, 일본 정부 등의 반응을 전했다.
BBC는 또 정찰 위성은 북한을 겨냥한 공격을 감시하는 동시에 북한의 공격에 있어서도 더욱 정밀한 계획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고대해왔던 목표라고 해설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현장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본 김 위원장에게 이는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며, 북한 군사력 현대화는 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 주로 강조해왔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북한의 '성공' 발표를 전한 뒤 최근 몇주간 북한 동창리에서의 로켓 발사 과정을 지켜본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이번 위성은 러시아의 지원으로 북한이 기술적인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NYT는 이와 함께 5월, 8월에 이어 거듭된 북한의 위성 발사 시도는 한반도 상공에서 우주 경쟁이 가열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오는 30일 첫 독자 군사 정찰 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에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며, 이후 몇 년간 자체 로켓을 이용해 더 많은 위성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 가까워지면서 한국은 미국, 일본과의 군사 협력을 확대했다며 이날 미 핵항공모함 칼빈슨함이 부산항에 입항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 우주 시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인공위성 등 첨단 기술 발전을 돕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 첫 발사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초보적인 수준이라도 이는 북한에 처음으로 한·미·일 군대를 원격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소개했다.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은 로이터에 이러한 능력은 핵무장한 북한이 전시에 적군의 핵무기를 겨냥할 수 있게도 해지만, 연합군에 대한 감시를 가능하게 해 어느정도 안정성을 얻고 안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22일 9·19 남북 군사합의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로이터는 거듭 연합뉴스를 인용,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모든 기종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9·19 남북 군사합의 조항의 효력 정지를 추진한다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입장문을 보도한 데 이어 9·19 군사합의 정지는 안보에 꼭 필요한 조치라는 한덕수 국무위원장의 발언도 속보로 내보냈다.
NYT는 현 정부가 9.19 군사합의에 매우 비판적이었다며,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강행할 경우 이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하고 있다. 이화여대 라이프-에릭 이즐리 교수는 NYT에 한국이 군사분계선을 따라 드론 감시 작전을 재개할 경우 북한은 추가적인 군사 도발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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