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 만찬…尹 “영국, 영원히 늙지 않으리”, 찰스 국왕 “위하여”

유정인 기자 2023. 11. 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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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찰스 3세 영국 국왕, 커밀라 왕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국빈 만찬에서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라며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 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런던 버킹엄궁 볼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의 만찬사에서 영국의 한국전쟁 참전과 희생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만찬은 윤 대통령 부부와 찰스 3세 국왕 부부,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 등 양측 각계 인사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연미복에 흰 나비넥타이, 김 여사는 검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찰스 국왕 부부와 함께 만찬장에 들어섰다.

찰스 국왕은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말하며 윤 대통령 등을 환영했다. 찰스 국왕은 “한 사람의 일생, 아니 저 자신의 일생 동안 귀국이 이룩한 화려한 여정에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한국의 발전상을 말했다.

찰스 국왕은 이어 영국의 대니 보일과 한국의 봉준호, 제임스 본드와 오징어 게임, 비틀즈와 BTS를 함께 언급하면서 “양국의 문화는 전 세계인의 상상력을 사로잡아 소위 소프트 파워를 초강력 파워로 바꾸는 탁월한 능력을 공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만찬에 참석한 블랙핑크 멤버들을 차례로 호명하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환경적 지속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파한 블랙핑크의 멤버들인 제니, 지수, 리사, 로제에게 박수를 보낸다”고도 했다.

찰스 국왕은 만찬사 중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 중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한국이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그 와중에도 자아감을 보존하고 있음은 한국의 해방 직전에 불행히도 작고하신 시인 윤동주가 예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만찬사는 ‘위하여’라는 한국어 구호와 함께 마무리됐다.

뒤이어 발언한 윤 대통령은 “국왕님께서 즉위하신 이후 영국은 더욱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면서 “국왕님의 깊은 인자함과 소탈함, 그리고 기후환경,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 정신건강 등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 영국 국민과 세계인들은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저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비틀즈와 퀸, 그리고 엘튼 존에 열광했다”면서 “최근에는 한국의 BTS, 블랙핑크가 영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고 BTS와 콜드플레이가 함께 부른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는 전 세계 청년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이 의회민주주의에 끼친 영향을 언급하고 “대한민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영국과 함께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 미래를 향해 굳건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 말미에 “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나의 벗 영국이여, 내게 그대는 영원히 늙지 않으리)라고 영어로 건배를 제의했다.

이날 만찬에는 영국 왕실과 정부 주요 인사와 함께 한국 공식 수행원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경제인 등이 참석했다. 블랙핑크 멤버 4명도 모두 한 자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만찬에 사용된 접시는 1761년 조지 3세 대관식 때 제작된 것으로, 금과 은으로 도금된 접시 테두리에 조개껍데기와 구슬 무늬로 장식하고 상단에는 왕실 문장을 새겼다. 만찬장을 장식한 꽃은 연회가 끝난 뒤 자선단체에 기부해 호스피스, 노인 요양원 등에 전달된다.

런던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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