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헤르마프로디토스, 살마키스의 집착으로 자웅동체 몸으로 살게 돼" (철파엠)
22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아들 헤르마프로디토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교수님, 혹시 태몽은 뭐였냐? 저희 아들도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교수님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소개하자 김헌이 "저희 어머니가 그러시더라. 옹달샘에 갔더니 금붕어가 바글바글하는 꿈을 꾸셨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에 김영철이 "바글바글한 금붕어가 학생들 아니냐?"라고 묻자 김헌이 "그렇게 또 해석이 되겠다. 그렇게 생각 안 해봤다"라고 응수했다.
이어 김헌은 "지난주에 아프로디테의 사랑 이야기, 아도니스 이야기를 전해드렸다. 오늘은 아프로디테가 여러 애정 행각을 벌이면서 낳은 자식들 중 특이한 자식인 헤르마프로디토스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겠다"라고 말하고 "헤르마프로디토스, 여기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이 섞여 있다.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가 결합해서 낳은 아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원래 아프로디테의 남편은 못생긴 외모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다"라며 김헌은 "그런데 아프로디테가 잘생긴 전쟁의 신 아레스와 바람을 피운다. 그러자 헤파이스토스가 그들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 침대에 보이지 않는 그물을 설치하고 현장을 잡게 된다. 그리고 올림포스 신들을 다 모아놓고 불륜을 고발한다. 그 모습을 보고 헤르메스가 '나도 웃음거리가 되어도 좋으니 아프로디테와 하룻밤만 보내면 좋겠다' 라고 한다. 결국 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고 아프로디테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자기 아들의 이름에 둘의 이름을 섞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헌은 "멋진 몸매와 잘생긴 얼굴을 가진 헤르마프로디토스가 15살이 되었을 때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라며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원래 살던 곳을 떠나 사냥꾼이 되어 산과 들을 누비고 다니다가 카리아까지 내려왔다. 카리아는 지금의 튀르키예 남서부 지방이다. 사냥으로 땀투성이가 된 그가 연못을 발견하고 몸을 씻고 좀 쉬려고 앉았는데 그 연못에는 살마키스라는 요정이 살고 있었다. 살마키스는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다. 살마키스가 키스를 하려고 입을 내밀자 15살 소년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정색하면서 그만두라고 소리쳤다"라고 전했다.
김영철이 "살마키스가 거절당하고 물러났냐?"라고 묻자 김헌은 "헤르마프로디토스가 떠나는 게 싫었던 그녀는 '내가 비킬테니까 떠나지 말고 쉬어라' 하고 물러난다. 살마키스가 떠난 후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씻으려고 옷을 벗고 연못으로 뛰어들었다. 이때 떠나지 않고 숨어있던 살마키스가 연못으로 들어가 헤르마프로디토스를 껴안았다. 헤르마프로디토스가 깜짝 놀라서 발버둥을 쳤지만 살마키스는 더욱 더 소년의 몸에 감겨들었다. '넌 이제 내 거야. 나는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라고 하면서"라고 답했다.
"살마키스는 신들에게 기도한다"라며 김헌은 "제발 저를 이 아이에게서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신들은 그 소원을 들어주었고 그때부터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살마키스를 몸에 갖고 다니게 된다. 한몸이 된 것이다. 남녀 양성자, 생물학적 용어로는 자웅동체 몸으로 살게 되었다"라고 설명하고 "'헤르마프로디테'라는 말은 요즘도 많이 쓰인다. 여성의 염색체를 가졌지만 남성의 몸을 가진, 그 반대로 남성의 염색체를 가졌지만 여성의 몸을 가진, 또는 남성과 여성의 특징 모두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로 '헤르마프로디테' 이 말이 쓰이고 있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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