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유출' 롯데의 내야 해결책, 2차 드래프트에서 대안 찾을까
[OSEN=조형래 기자] 전력을 재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여러 제약들이 있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주전 2루수를 잃은 상황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롯데는 역사적으로 2차 드래프트를 성공적으로 치른 구단 중 하나였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됐던 2차 드래프트가 4년 만에 다시 열린다. KBO는 22일 2차 드래프트를 비공개로 진행한다.
한때 퓨처스 FA 제도를 실행했다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4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는 기회를 받지 못했거나 잠시 전력에서 밀려난 베테랑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다. 2011년부터 2년 주기로 2019년까지, 4차례나 열렸고 실제로 취지에 맞는 선수들이 새로운 팀에서 날개를 폈던 사례들도 있다. 그러나 유망주 유출 등의 폐단도 적지 않았다. 유망주들이 풍부했던 수도권 구단들의 피해가 극심했고 잠시 제도가 중단됐다.
그러나 이번에 열리는 2차 드래프트는 FA 시장 못지 않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이동 활성화를 위해 보호선수 인원을 기존 40명에서 35명으로 줄였다. 9개 구단 정규시즌 종료일 기준으로 등록 선수는 물론 육성 선수, 군보류 선수, 육성 군보류 선수가 모두 대상이다. 다만 입단 1~3년차(2021~2023년 신인) 선수들과 당해 FA, 외국인 선수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3라운드까지 지명을 할 수 있고 8~10위 구단은 추가로 2번 더 지명할 수 있다. 특정 구단에서 유출이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팀에서 4명까지만 지명할 수 있다.
롯데 입장에서는 당장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유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주축 자원이자 핵심 유망주들은 모두 1~3년차로 자동 보호가 된다. 그 외 선수들로 35인 보호선수 명단을 꾸려도 대부분의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다. 당장 유출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신 다른 9개 구단에서 어떤 선수를 지명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당장 한화로 FA 이적한 안치홍의 2루수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안치홍은 지난 20일 한화와 4+2년 최대 72억 원예 계약을 하며 팀을 떠났다. 당장 주전 2루수 공백이 생겼다.
현재 마무리캠프에서 2루 재전환 과정을 밟고 있는 고승민을 비롯해 올해 내야 전천후 백업 선수로 활약했던 박승욱, 내야 전포지션이 가능한 김민수, 그리고 신인으로 2루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정대선 등이 안치홍의 자리를 채울 2루 후보군이다.
당장 안치홍이 4년 간 보여줬던 유무형의 공백을 단숨에 채우기는 힘들다. 기존 자원으로는 아직 물음표가 있다. 십시일반으로 안치홍의 공백을 채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확실한 주전 한 명이 튀어나와야 한다.
확실한 자원이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져 지명이 가능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올해 2차 드래프트에는 굵직한 선수들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져서 시장에 나왔다. 올해부터 시행된 샐러리캡의 영향으로 팀 연봉 총액을 줄여야 하는 구단들이 베테랑들을 대거 시장에 내놓았다.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10개 구단의 연봉 상위 40명 금액(연봉, 옵션 실지금액, FA 선수 연평균 계약금 포함)을 합산한 평균 금액의 120%를 기준점으로 삼았는데 이 금액은 114억2638만 원이다.
여러 구단들이 샐러리캡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올해 롯데의 개막전 기준 연봉 총액은 72억1020억 원이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의 연봉 인상분, 추가로 계약한 정식 선수의 연봉, FA 선수들의 계약금과 실제 인센티브 금액 등을 고려하면 샐러리캡 한도에 다가가는 상황이다. ‘예비 FA’인 구승민과 김원중이 내년 FA 자격을 얻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언뜻 보기에는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계산들이 더해지면 결국 샐러리캡에 다다르게 된다. 롯데는 안치홍에게 결국 오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한화에 내줘야 했다.
롯데가 2차 드래프트에서 몸값이 있는 베테랑 내야수를 뽑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지명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보호선수 제외 명단에서 흙속에 가려진 진주를 찾을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롯데 입장에서는 고액의 선수보다는 내실을 다질 수 있고 2루수 자리에서도 경쟁력 있는 선수를 찾는 게 최우선이 될 전망이다.
과거 롯데는 김성배(2011년), 심수창(2013년), 박헌도(2015년), 오현택 이병규(2017년) 등의 선수들을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했다. 결과는 비교적 성공이었다. 2차 드래프트의 취지에 맞는 쏠쏠한 선수들을 뽑아서 전력으로 활용했다. 롯데는 과거처럼 2차 드래프트에서 목적을 달성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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