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휴전결의한 유엔총회서 러-IOC ,출전문제로 설전

차미례 기자 2023. 11. 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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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총회에서 118개 회원국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 대한 전통적인 휴전안 채택을 결의하기 직전에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위원장과 충돌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2년 전 러시아는 지난 번 올림픽 휴전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져 놓고도 2022년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폐막한지 불과 4일 뒤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대놓고 결의안을 위반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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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표 바흐IOC위원장의 러 선수단 차별 맹공격
고대올림픽 전통인 '올림픽 휴전'의 2중 잣대 비판
[로잔(스위스)=AP/뉴시스] 올해 6월 2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140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회의에서 연설하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그는 11월 21일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올림픽휴전 유엔총회에서 러시아 대표부에게 IOC가 2중 잣대를 가지고 러시아 선수를 차별한다는 공격을 받고 설전을 벌였다. 2023. 11.22.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총회에서 118개 회원국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 대한 전통적인 휴전안 채택을 결의하기 직전에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위원장과 충돌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올림픽 휴전은 고대 그리스 올림픽 당시부터 대회기간 중에는 모든 전쟁과 전투를 중지하기로 한 오랜 전통이다.

2년 전 러시아는 지난 번 올림픽 휴전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져 놓고도 2022년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폐막한지 불과 4일 뒤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대놓고 결의안을 위반한 적 있다.

그 이후로 러시아와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과의 틀어진 사이는 전혀 회복되지 못했다. IOC가 처음엔 러시아의 선수단 출전을 아예 금지했다가 나중에는 다소 완화시켜 국기를 보이지 않도록 하면 중립적인 개인 자격으로 선수가 출전하도록 허용했음에도 앙금은 남았다

러시아의 유엔 대표부 부대사 마리아 자몰로츠카야는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올림픽 휴전 토론회에서 바흐 IOC위원장보다 앞서 연설하면서 "그런 조건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자볼로츠카야는 "국제올림픽 대회에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불법적으로 금지한 것은 근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위선과 냉소주의가 극치에 달한 불법행위"라고 강변했다.

러시아와 동맹인 시리아 두나라 만이 투표를 기권한 가운데 이번 결의안은 193개 회원국 가운데 118개국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미국도 올림픽 주최국인 프랑스가 제안한 이 결의안에 찬성했다. 2년전에는 173개국이 찬성했었다.

올림픽 휴전이 고대 그리스 올림픽의 전통에 따라 근대 올림픽에도 도입된 것은 전쟁 당사국의 선수들이라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 위한 것이다. 이번 결의안의 효력은 내년 7월 19일 부터 9월 15일까지로, 파리올림픽 개막 7일전부터 장애인올림픽 폐막 7일 후까지에 해당된다.

21일의 올림픽 휴전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1개월째이자 가자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6주일째인 시기에 통과되었다.

모한 피에리스 유엔총회 부의장은 "올림픽 대회는 모든 나라, 모든 문화와 인종 간의 인내와 평화, 협력의 상징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바하위원장은 두 달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 전 세계가 불안정속에 빠져들었다"( unhinged )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 이처럼 위태로운 세계에서 올림픽 휴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쟁이나 위기시에도 함께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볼로츠카야 러 부대사는 IOC가 전쟁당사국 중에서 왜 상대국은 빼고 러시아 선수들만 타깃으로 제재를 가하느냐고 바흐위원장을 맹공격했다.

"IOC집행부의 이런 2중 잣대와 차별정책은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침해"라고 그는 주장했다.

바흐위원장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1년여 동안 앞으로 러시아와 그 군사동맹국 벨라루스의 선수들은 소속국의 국적만으로 차별 받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해왔다.

자볼로츠카야는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정직하고 공정한 경기를 원한다"면서 내년에 러시아는 올림픽대회에 대항하는 " 프렌드십 게임스"(우정의 대회. Friendship Games)를 개최해서 전 세계 국가들을 초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바흐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것은 스포츠계까지 세계에서 정치적 대결과 분파로 나뉘어 대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대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그는 13분 동안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존 레논의 가사를 인용해서 " 평화에게 기회를 주라"(give peace a chance)고 베이징대회 당시 했던 말을 반복했다.

한편 이 날 유엔총회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러시아선수단 전원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가 2008년, 2014년에도 올림픽 휴전을 위반했던 사실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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