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40골' 벽을 깬 SON, 차붐의 대기록이 보이기 시작했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중국 선수들을)숨도 못 쉬게 만들어주자."
클린스만호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은 21일 중국 선전 선전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2차전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6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서 중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맞닥뜨려야 하는 열악한 상황을 이겨내고 실력으로 상대를 압도하자는 주문이었다. 주장답게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2010년 축구대표팀에 데뷔해 13년만에 처음으로 중국 원정길에 오른 손흥민은 "숨도 못 쉬게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4-1-4-1 포메이션에서 1선과 2선을 오가는 프리롤 역할을 맡은 손흥민은 경기 시작 11분만에 결승골을 폭발하며 중국 팬들의 응원 구호인 '짜요(파이팅)'를 잠재웠다. '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이 상대 허를 찌르는 빠른 돌파와 문전 앞에서 번뜩이는 순간 포착 능력으로 PK 반칙을 얻어냈다. 지난 16일 5대0 쾌승한 싱가포르전서 동갑내기 공격수 황의조(노리치시티)에게 페널티를 양보했던 손흥민은 이번엔 주저하지 않고 직접 공을 페널티 포인트에 올려뒀다. 크게 심호흡한 손흥민이 골문 좌측 하단을 노리고 찬 오른발슛은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득점 후엔 오른손 검지를 입술 위에 갖다대는 '쉿'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반 초반 수비에서 공격 진영으로 넘어가는 패스가 번번이 차단되며 공격을 풀어가는데 어려움을 겪던 대표팀은 손흥민의 첫번째 골로 빠르게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전을 통해 A매치 39골째를 기록한 손흥민은 개인 커리어 최초로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폭발하며 개인통산 A매치 득점을 40골(116경기)로 늘렸다. 한국 선수가 A매치 40골을 기록한 건 1996년 '황새' 황선홍 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아시안컵 조별리그 아랍에미리트전서 40호골을 쏜 이후 무려 27년만이다.
손흥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전반 종료 직전인 45분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전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41골째를 기록한 손흥민은 대표팀 통산 득점 2위 황선홍(50골)과의 득점차를 한 자릿수인 9골로 좁혔다. 통산 득점 1위는 차범근(58골)이다. 손흥민은 추가골을 헤더로 작성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짧게 띄워준 코너킥을 니어포스트 부근에서 반대편 골 포스트를 노린 감각적인 헤더로 골문을 열었다. 헤더는 '양발잡이 만능 골잡이'인 손흥민의 유일한 약점으로 여겨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11골을 넣으면서 헤더로 넣은 골은 단 4골에 불과했다. 대표팀에서 헤더로 득점한 건 2022년 9월 카메룬전 이후 1년2개월만이다. 차범근은 2017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손흥민이 헤딩을 조금만 더 잘하면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전반, 한국에 2-0 리드를 안긴 손흥민은 후반에도 빛났다. 주로 2선에서 전방을 향해 달려들어가는 황희찬 황인범 이강인을 향한 양질의 침투 패스로 기회를 창출했다. 중국이 기세를 올린 후반 중반에는 하프라인 부근까지 내려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후반 27분 이재성(마인츠) 황의조 설영우(울산), 후반 37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을 줄줄이 교체투입하며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끝까지 경기장에 남은 손흥민은 후반 41분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정승현의 A매치 데뷔골이자 팀의 3번째 골을 도왔다. 경기는 한국의 3대0 완승으로 끝났다. 한국은 싱가포르와 중국에 2연승을 질주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목표를 향해 순항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부임 후 초반 A매치 5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무실점 연승을 따내며 쾌조의 흐름을 탔다. 중국전을 끝으로 2023년 일정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준비에 몰두할 예정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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