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일파만파' 황의조, 국가대표 품위 유지 규정 → 출전 논란 확산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사생활 논란으로 경찰 조사까지 받은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중국 원정을 뛰어 논란이 확대됐다.
황의조는 지난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C조 2차전 중국과 원정 경기에 출전했다. 후반 27분 조규성(미트윌란)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아 20여분을 뛰며 한국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황의조의 출전을 두고 여론이 엇갈린다. 황의조는 지난주 사생활 유출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지난 6월 동영상 유출에 대한 피해를 호소했던 황의조가 오히려 가해 혐의를 받았다는 점은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황의조에게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해 불법으로 촬영한 부분에 의혹을 품었다.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한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로글과 여성들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 파생한 사건에서 황의조가 합의되지 않은 촬영을 했다는 혐의다.
진실공방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황의조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해당 영상은 2022년 11월 그리스에서 분실(도난으로 추정)된 황의조 개인 휴대전화에 담겨 있던 것으로 지극히 내밀한 황의조 사생활에 대한 것"이라며 "과거 황의조와 교제했던 여성 모습이 담겨있으나, 분명한 것은 당시 연인 사이의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애초 이 사건은 황의조가 영상 유출의 피해자로서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황의조는 현재 영상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 영상뿐만 아니라 황의조가 지인들과 나눈 사적인 대화까지 협박에 이용되는 등 매우 악의적으로 '황의조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피해자는 당초 황의조가 촬영하는 경우 이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이런 일들을 아는 경우 싫다는 의사를 밝히며 촬영한 직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황의조가 이를 동의 받았다고 임의로 생각할 만한 상황도 없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촬영이 있었는지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후로도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현과 삭제 요구가 계속 있어왔지만 이를 무시했고 불법 촬영이 반복됐다. 그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할 수 있었던 일은 황의조에게 촬영물을 삭제해 달라고 계속 부탁하는 것뿐이었다"면서 "피해자는 화도 나고 불안했지만, 황의조가 그러한 불법 촬영물들을 가지고 있어 이를 유출할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동의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경찰 조사까지 받은 황의조가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는 게 옳은지 따져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황의조의 출전을 알린 기사에 대한 공감 반응에 '화나요'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당장은 누구의 잘못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정확한 사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다만 국가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살펴볼 규정은 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 제6조(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에 따르면 '각급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황의조의 현 논란을 두고 결격 사유로 바라보는 시선도 외면할 수 없다. 타 종목에서도 품위 유지 위반이 종종 징계의 근거로 활용됐다.
황의조의 출전을 결정한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에서 사생활 논란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명확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아직은 진행 중인 사항이라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난 40년간 축구를 하며 많은 일을 경험했다. 명확하게 문제로 인정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열심히 뛸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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