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공법 경제성에도 소비자 신뢰 낮아"… 아파트 도입 시간 필요할듯
22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건설업 디지털 전환과 효율성 개선의 유력한 대안으로 모듈러 공법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디지털 전환으로 산업 전반의 노동 생산성이 연평균 3%가량 향상됐으나 건설업은 1% 내외에 그쳤다. 글로벌 전체에서 연간 1조600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은 북미(35.6%)와 유럽(28.2%), 아시아(27.0%)에 집중되고 있다.
OSC(Off-Site Construction)는 건설 현장이 아닌 장소에서 건축 구조체를 생산한 후 현장에서 조립해 건물을 완성하는 건축 공법이다. 창호, 외벽체, 전기배선, 배관 등의 자재와 부품이 포함된 모듈을 공장 등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는 이를 조립만 하면 건축이 끝나는 모듈러 공법 또한 OSC의 일종이다. 3차원 도면에 설계, 시공, 유지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담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OSC을 적용하면 OSC의 공사 품질 향상 및 이해관계자 간 원할한 의사소통, 건축 생애주기 동안의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OSC와 BIM은 고령화, 탄소중립, 비용절감 등 다양한 문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한다는 측면에서 인력 소요가 적고 공기가 짧아 고령화에 따른 건설 숙련공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UN(국제연합)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11.7%로 추정되며 선진국은 22.9%, 후진국은 4.2%로 집계됐다. 선진국일수록 고령화로 인한 공사현장 인력부족이 심각할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현재 건설현장 인력 중 80%가 50세 이상이며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듈러 건축은 건축물의 해체가 수월하고 폐자재의 재사용, 재활용도 용이해 건축 폐기물 발생으로 인한 환경오염 또한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건설기술연구원 조사 결과 모듈러 건축물 해체시 기존 모듈의 재사용률은 90%, 재활용률은 4% 내외로 추정되며 매립되는 폐기물은 6%일 것으로 추정된다.
OSC와 BIM이 결합할 경우 설계 변경, 자재 낭비, 재작업 등을 예방할 수 있어 탄소중립이나 비용절감 등 건설업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 건설업(11%)이나 건축물(주택 17%, 비주택 11%)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발생량의 39%로 산업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모듈러 건축의 국내 적용은 아직 제한적이나 건설업 도약을 위해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황규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OSC에 대한 불신이 높고 비용과 인력이 부족해 국내에서 BIM의 확산이 아직 더딘 편이지만 정부가 공공공사에 BIM 도입을 의무화하고, OSC와 BIM에 기반한 건설업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는 등 확산의 기틀은 마련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시공관리는 종합건설업체가 담당하고 실제 시공은 전문건설업체가 맡는 현 건설업 산업구조는 종합건설업체, 모듈 제작업체, 현장 모듈 조립업체 등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 구조 재편에 대비해 정부는 2021년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해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간의 업역 규정을 폐지한 바 있다. 대형 건설업체 또한 고령화, 탄소중립, 생산성 향상을 위해 OSC와 BIM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시범적으로 단독주택 시장에 진출하는 등 점진적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황 연구위원은 "다만 지금은 일반 소비자들의 모듈러 건축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편"이라며 "사무실, 근린상가, 단독주택, 아파트 순으로 천천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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