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정찰위성 발사 강력 규탄”… 확고한 韓 방위 강조

미국은 21일(현지 시각)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그러면서 한국 등 동맹국과 함께 발사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에 착수하는 동시에 한국에 대한 확고한 방위 공약을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10시 43분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했다. 북한은 22일부터 내달 1일 사이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하루 앞서 기습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우주발사체 실험에 나섰지만, 당시에는 실패했다.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에 대형 인공기가 휘날리고 있다. 앞서 지난 5월31일과 8월24일 각각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북한은 21일 오후 3차 발사를 감행했다. / 뉴스1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우주발사체(SLV)를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노골적 위반이자 긴장을 고조시키며 역내와 그 너머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유엔의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위성 발사 추진체에 ICBM 기술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왓슨 대변인은 이어 “이 우주 발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기술을 포함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우리 동맹과 파트너와 긴밀히 공조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에 진지한 협상을 위한 (대화) 테이블에 나오라고 할 것을 촉구한다”며 “외교의 문은 닫히지 않았으며 북한은 도발적인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engagement)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미국 본토의 안보와,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방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성 발사는 한반도에서의 안정과 번영을 훼손한다”며 “우리는 이런 행동이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밀러 대변인은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인할 수 없다”며 “아직 미국 정부 내에서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발사 자체는 확인할 수 있지만, 우리는 현재 발사의 성공 여부는 검증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사체가 군사 정찰위성인지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아는 것은 이것이 우주발사체(SLV)라는 것”이라며 ‘궤도 진입’ 여부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현재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미국은 북한의 소위 위성 발사에 대한 평가가 완료되면 미국 독자적으로 혹은 한국 및 일본, 유엔 안보리 등 다자 차원에서 개인 및 단체에 대한 공동 제재, 전략자산 전개 등의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북한을 두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유엔 안보리에서 규탄 결의안 혹은 추가 제재 결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에 러시아 기술이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싱 부대변인은 “러시아의 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말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장관은 지난 9일 방한 당시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을 위해서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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