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순' 김정은 "마약 문제 심각하다 생각…뉴스 보며 한숨" [N인터뷰]③

'힘쎈여자 강남순' 황금주 역

배우 김정은/ 사진제공=김정은 측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극본 백미경/연출 김정식, 이경식)이 오는 25일과 26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글로벌 쓰리 제너레이션 프로젝트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9일 방송된 14회는 9.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몰이 중이다.

배우 김정은은 극 중 한강 이남 최고 현금 졸부 황금주 역을 연기했다. 딸 강남순(이유미 분), 모친 길중간(김해숙 분)처럼 타고난 괴력과 자신의 부를 가지고 사회에 만연한 악당들을 척결하는 인물이다. 극 중 황금주는 마약을 유통하는 '두고'의 류시오(변우석 분)와 대척점에 서서 마약 문제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김정은은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이런 황금주 역을 매력있고 코믹하게 그려내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16년 동갑내기 재미교포 사업가와 결혼한 후 홍콩과 한국을 오가면서 활동 중인 김정은은 3년 만에 맡게 된 '힘쎈여자 강남순'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만의 전매특허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다.

이에 드라마 종영을 앞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정은은 '힘쎈여자 강남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김정은이 과연 '힘쎈여자 강남순'에 임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됐을지에 대해 들어봤다.

배우 김정은/ 사진제공=김정은 측

<【N인터뷰】②에 이어>

-황금주가 부러웠던 지점이 있었나.

▶괴력이 있다는 건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제가 놀란 건 주변 분들이 황금주가 플렉스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시더라. 영웅의 이야기나 돈 쓰는 거 부러워하는 마음은 위로가 되는 것도 있지만 사회가 각박해지니깐 '저렇게 돈이 많아서 좋다'고 생각하면서 웃다가 씁쓸해지기는 한 부분이다. 그런데 제가 황금주에게 높이 사는 건 대인배 같은 마음이었다.

-극 중 소재가 마약인데, 최근 사회적으로 마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가진 생각도 있었나.

▶이 드라마가 2022년 9월에 처음 촬영했다. 대본을 접했을 때 딸을 찾는 과정과 함께 진행되는 게 마약에 대한 퇴치더라. 이런 게 대본에 있었기 때문에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다. 대본에 펜타닐 이야기가 나오고 드라마 안에나오는 건 가상의 마약이지만 유튜브에서 마약에 대해 찾아보고 굉장히 놀랐다. 이렇게 미국에서는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구나 싶었다. 또 접하기가 쉽다는 것 또한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사실 찍을 때는 뜬구름 같은 이야기였다. 그때만 해도 피부에 와닿지 않은 기분이었는데 저도 요새 뉴스나 접하면서 이게 정말 심각한 일이구나 생각했다. 이건 정말 쉬운 이야기만은 아니구나 생각해서 걱정도 많이 했다. 드라마를 보고 뉴스 보니까 어휴 싶더라. 주변에서는 '지금 생방송으로 찍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도 하시더라. 근데 이게 시기가 잘 맞아떨어져서 좋다라고도 못 하겠다. 이게 참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연기할 때 깨달은 심각성보다 지금 더 느끼고 있다. 내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서로 더 아끼고 돌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유미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유미는 굉장히 인성이 훌륭하다. 힘들어도 항상 '아자아자 파이팅' 외치는 인성이다. 마치 20년 전의 저를 보는 느낌이다. 농담이다.(웃음) 그런데 사실 3부 때까지는 남순이와 금주가 만나는 장면을 잘 만들고 싶어서 일부러 유미를 멀리 하려고 했다. 너무 허물없이 떠드는 걸 자제했다. 그러니깐 초반 몇달까지는 멀리 있는 유미만 봐도 눈물이 나려고 했다. 유미는 정말 똑똑한 친구다. 인성이 좋으면서 똑똑하기 쉽지 않는데 똑똑하기까지 하다. 배우로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걸 빨리 버리는 게 현장에서 중요하다고 요즘 생각한다. 제가 구현해내는 나는 뻔하다. 그래서 디렉터나 작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비우는 게 중요한데 그게 어렵다. 유미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임팩트있는 연기를 많이 했는데 우리 드라마를 통해 대중의 사랑을 더 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맡게 돼서 좋다고 생각했다. 사랑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에게 남기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힘이 세고 괴력이 있다는 걸 마법처럼 왔다갔다 하다보니깐 저도 어느 순간에 진짜 힘이 세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려운 상황을 보거나 사고를 보면 내가 정말 힘이 세면 몇 명을 구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울컥한 경우가 많다. 이런 얘기를 좋아해주시는 이유는 각자의 삶이 팍팍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일 거다. 저 조차도 위로 받은 게 컸다. 저는 10억이 있어서 남인이를 구하지만 딸이 마약에 중독된 택시 여성 운전자 분은 가슴을 치는 장면이 나온다. 돈이 없으면 정말 어떡하지 생각도 해봤다. 많은 분들이 그런면에서 재밌고 웃으면서 위로도 받는다고 하니 저도 같이 성장한 것 같다. 어쨌든 이 인터뷰가 나갈 때쯤에는 마지막 2회가 남아있을 때다. 15회와 16회는 재밌을 거다. 꼭 15회, 16회를 함께 봐주셔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또 정의롭게 부자됐으면 좋겠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