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공지키는 ‘지대공 무기체계’ 뭐 있나···‘호크’부터 ‘나이키’, ‘천궁-2’까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3. 11.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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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패트리엇 ‘천궁’ 개당 17억원
‘호크’, 최초의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나이키’, 항공기·지상표적 모두 타격
국내기술로 개발 중거리미사일 ‘천궁’
중거리 지대공 요격미사일 ‘천궁-2’가 발사하는 모습.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서울경제]

군사 전문 매체인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는 지난 10월 27일 사우디가 ‘코리안 패트리엇(Korean Patriot)’의 구매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가 관심을 가진 한국 무기체계는 LIG넥스원의 천궁-2(일명 ‘한국판 패트리엇’) 방공체계로, 사우디가 영공을 보호하기 위해 이웃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따라 이 방공체계를 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현지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시큐리티아시아(DEFENCE SECURITY ASIA)도 말레이시아 정부가 방공 역량을 보강하기 위해 LIG넥스원의 천궁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천궁에 대해 “한국군이 사용하고 있는 중거리 방공체계”라면서 “아랍에미리트(UAE)에도 35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수출 이력이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와도 막바지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전 세계에서 우리 군이 개발하고 운용하고 있는 지대공 요격미사일에 잇따라 관심을 보이며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강력한 방공체계라는 미국의 패트리엇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는 성능 만큼 가격도 가장 비싸다. 석유 부국인 사우디도 부담을 느낄 정도다. 패트리엇은 1개 포대당 7000억원이 넘는다. 더군다나 사우디 뜻대로 굴릴 수도 없다. 사우디는 패트리엇의 제조사인 RTX(옛 레이시온)에 운용까지 맡기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판 패트리엇을 값싸고 질 좋은 방공체계로 알려져 찾는 나라가 많다. 최현호 군사전문가는 “미국은 납기가 느리고 가격도 비싼 데다 종종 미 의회의 승인도 걸림돌하고 있다”며 “반면에 천궁은 성능·납기가 빠르고 수출국 현지 조건에 맞춰 개량할 수 있다는 경쟁력 덕분에 한국 방공체계를 선호하는 나라가 많다”고 했다.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의 경우 개당 400만 달러 즉 50억원 정도로,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 미사일은 17억원에 불과하다.

사우디 인접국인 지난해 초 아랍에미리트(UAE)이 35억 달러(약 4조7300억 원) 규모의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M-SAM) ‘천궁-2’를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한국형 패트리어트’으로 불리는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 SAM 2) ‘천궁-2’ 실사격장면.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한반도 영공방위를 위해 우리 군이 도입해 운용하는 방공유도무기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우선 ‘호크’(HAWK)미사일이 있다. ‘Homing All The Way Killer’의 약자로 ‘매’를 뜻한다. ‘반드시 추적해 격추시키는 유도탄’의 의미가 담겨 있다. 호크미사일은 1960년대 미국에서 사용하던 미사일 자동화 사격통제장비다.

반능동유도방식으로 채택해 레이더와 표적을 일치시켜 격추한다. 유효 고도는 18km, 적기 포착거리는 30~40km, 격추 가능거리는 20~25km에 달한다. 유효사거리는 40km로 미하 2.8의 속도로 날아간다.

호크미사일의 가장 특징은 자동화 사격통제장비(AN/TSQ-73)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표적처리, 위협순위 결정, 표적의 요격확인 등의 절차를 자동으로 수행한다. 기동성이 우수해 야전의 진지방어용으로 사용된다. 30m 정도의 저공에서 침투하는 적기를 격추시킬 수 있어 다양한 작전 전략으로 활용된다.

2021년 7월, 공군1방공유도탄여단(1여단) 예하 2970부대에서 호크미사일 마지막 임무 종료를 끝으로 퇴역했다.

호크미사일은 1983년 우리 군에 최초 도입됐다. 이후 중앙작전통제소로부터 전송된 표적 정보와 예하 부대에서 탐지한 항적 정보를 이용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방공작전 지시를 예하 부대로 전송하고 사격통제 명령을 하달해 효과적으로 작전을 통제하는 교전 통제 임무를 수행해왔다. 공군의 마지막 호크미사일 자동화 사격통제장비는 여단 본부에 있는 ‘철매 역사관’에 전시돼 대한민국 방공포병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호크’, 저고도·중고도 침투 적기 격추에 적합

호크미사일은 미국 레이시온 사에서 개발한 최초의 중거리 기동형 지대공 미사일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해 1960년도에 도입됐다. 냉전 기간동안 NATO의 주력 중거리 방공미사일로 자리매김 했다. 중동전쟁과 이란-이라크 전쟁을 포함해 서방제 대공 미사일 중 가장 많은 격추 사례를 보유했다. 현재도 수많은 국가가 개량, 현역으로 운용 중이다.

반능동유도 방식이다. 탄두는 Blast-fragmentation(파편형) 탄두를 사용하고 있다. TBM(전술용 탄도미사일) 방어용으로 비산되는 파편의 양을 늘린 MIM-23K/J형이 있다. 발사대 1기당 3발의 미사일이 장착된다. 최저사정고도가 60m로 저공으로 침입해 오는 북한군의 An-2 등 격추에 적합하다. 물론 패트리어트 미사일도 최저사정고도가 60m고, S-300/S-400가 토대인 천궁 역시 30m로 경쟁 우위는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 해병대가 보유했던 후기 개량형에서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대 탄도탄 교전능력을 실증한 바 있다. 노르웨이의 콩스버그사는 호크의 교전통제시스템과 발사대를 기반으로 신형 레이더와 소프트웨어, 신형미사일(AIM-120 암람 혹은 ESSM 지상발사형)을 결합한 최신 호크체계인 호크 XXI(21)을 홍보하고 있다.

호크는 저고도·중고도로 침투하는 적기로부터 주요 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유도무기 시스템이다. 호크 1개 포대는 탐지 레이다와 표적 추적 레이다, 발사대 6기등으로 구성된다. 발사대 하나에 미사일 3발 탑재되는 만큼 1개 포대는 18발의 미사일로 무장한다.

미사일 사거리는 약 40km, 최고 작전고도는 약 18km다. 길이 5.08m, 지름 37cm, 날개 너비 1.19m다. 무개는 590kg이며 탄두중량은 54kg으로 폭발 파편형이다. 속도는 마하 2.7로 거의 모든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호크미사일이 저·중고도 요격미사일이라면 나이키(NIKE) 미사일은 중·고고도 미사일이다. 1950년대 미국 레이시온 사가 개발했다. 우리 군은 1965년부터 도입해 운영해오고 있다.

침투하는 적 항공기를 요격할 뿐만 아니라 주요 지상표적도 타격이 가능하다. 우리 군에서 운용한 장비는 세계 최초 지대공 유도탄으로 개발된 ‘나이키 에이젝스’(Nike-Ajax)를 개량한 ‘나이키 허큘리스’(Nike-Hercules)다. 나이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이며, 허큘리스란 힘센 장사의 의미로 우리나라에서는 헤라클래스로 알려져 있다.

나이키 미사일은 지대지 또는 지대공 미사일로 사용한다. 지대공의 경우 사거리가 155km에 달한다. 잘못 발사된 경우에는 3초 이내 자동 폭발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최대 상승 고도 4만7000m, 사거리 140km, 최고 속력 마하 3.65로 비행한다. 2014년 5월 30일부로 나이키 퇴역 및 부대 해편식을 가졌다.

진공관을 사용하는 장거리 미사일로 크기와 무게가 엄청나다. 평소에는 눕혀져 있다가 훈련 때 세워서 발사한다. 나이키 미사일은 발사 후 망각 방식이 아니다. 미사일을 발사하면 사격 통제 레이더에서 표적의 위치를 감지하고 그 데이터를 비행 중인 미사일로 전송해 방향을 계속 유도해야 한다.

즉 대상 표적을 레이더가 포착하면 컴퓨터로 고도·속도·위치를 확인한 뒤 미사일을 발사해 발사한 미사일을 전파로 유도해 표적을 격추시키는 방식이다. 과거 공군 포대의 경우 지대공 임무를 맡는 1개 포대당 3개 발사반으로, 각 발사반당 6발씩, 총 18발을 보유해 운용했다.

‘나이키’, 지대공 및 대 미사일 요격미사일

나이키 미사일 종류는 크게 4가지다. 에이잭스·허큘리스·제우스·엑스(스파르탄 및 스프린트) 등이다. 우리 군은 ‘나이키 허큘리스’를 운용했다.

나이키 에이잭스(Nike-Ajax)는 1950년대 중반에 실용화된 최초의 지대공미사일이다. 탄두는 보통 폭약으로, 길이 6.1m, 지름 0.3m, 중량은 약 1t의 무게를 자랑한다. 최대사정거리 45km, 최대사정고도 23km, 최고속도 마하 2.5에 달한다. 나이키 허큘리스(Nike-Hercules)는 1950년대 말기에 실용화한 에이잭스의 개량형 지대공 미사일이다. 특히 핵탄두와 보통 탄두를 겸용할 수 있다. 길이 8.2m, 지름 0.76m, 중량 4.5t에 달한다. 최대사정거리 140km(개량형은 210km), 최대사정고도 45km, 최고속도는 마하 3이다.

나이키 제우스(Nike-Zeus)는 대륙간탄도 미사일(ICBM) 및 중거리탄도 미사일(IRBM) 요격용 지대공 미사일이다. 1962년 태평양에서 실험 결과 그 실효성이 문제가 돼 그 개량형인 스파르탄을 개발하게 됐다. 나이키 엑스(Nike-X)는 대기권 밖의 광역 방어용 ‘스파르탄’과 대기권 내 지점 방어용 ‘스프린트’로 된 복합식 탄도탄요격용 미사일(ABM)이다.

‘스파르탄’은 제우스의 개량형으로 최대사정거리 수백km, 탄두는 1∼2 Mt의 열핵무기로 대기권 밖의 X선과 중성자의 효과를 이용하는 게 특징이다. ‘스프린트’는 적의 실탄두와 모의탄두를 식별할 수 있는 대기권 높이 30km 부근에서 요격하도록 설계 됐다. kt급의 핵탄두를 장치하고 있는 고가속성 미사일이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중거리 방공유도무기는 정밀 타격 기술과 감시, 추적, 지휘통제, 미사일→레이더→교전통제소 연동 등 체계 통합 등 모든 기술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 군은 1980년대부터 자체적으로 방공유도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말에 단거리 지대공유도무기인 ‘천마’를, 1990년대에는 휴대용 지대공유도무기인 ‘신궁’를 개발이 출발점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천마와 신궁 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개발에 들어갔다. ‘천궁’은 ‘하늘이 내린 무기’란 뜻이다. 요격 고도가 40~150km인 고고도 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보다는 낮지만,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수단 중 하나로 ‘한국형 사드’(K-THAAD)로 불린다.

‘천궁’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로 우리 기술진이 11년의 연구 끝에 개발했다. 기존의 호크와 비교해 높은 대전자전 능력, 빠른 미사일의 속도, 정확한 명중률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의 레이더로 여러 표적을 한꺼번에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작전 준비 시간이 짧고, 적은 인원으로도 운용할 수 있다.

천궁은 다기능 레이더로 표적을 탐지한다. 적기를 탐지하면 정밀추적을 시작한다. 기존의 호크는 각기 다른 고도를 탐지하고 적기를 추적하는 5개의 레이더가 임무를 수행하지만, 천궁은 호크 5개의 레이더가 하는 모든 기능을 단 한 개의 레이더로 한다. 수십 대의 적기와 적 미사일이 동시에 날아오더라도 발사대가 확보된 만큼 곧바로 미사일을 쏘아 대응하는 게 가능한 이유다.

레이더가 적기를 탐지해 추적하면 교전통제소에서 명령을 내린다. 통제소는 적기의 위협을 판단하고 다른 부대 또는 아군 비행기와 중복되지 않도록 교전 상황을 판단해 미사일 발사를 명령한다. 이를 위해 다른 방공포대와 아군기와의 연동 작전을 신속히 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고, 적기의 위치와 속도에 따라 위협 정도를 분석해 대응 순서도 정한다.

‘천궁’, 최대 사거리 40km·15km 고도서 격추

발사명령이 떨어지면 발사대에서 미사일이 발사된다. 천궁의 발사대는 모든 방향으로 발사하기 위해 수직 발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호크는 적기가 날아오는 위치를 예측해 그 쪽으로 발사대를 향하게 한 뒤 발사해야 한다. 게다가 천궁은 미사일이 지향하는 짧은 시간까지 단축하기 위해 수직 발사도 가능하다.

수직 발사는 2단계를 거친다. 먼저 압축가스로 미사일을 일정한 높이까지 띄운다. 안전한 위치에 도달하면 유도탄을 표적 방향으로 향하게 한 뒤 로켓을 점화시켜 목표로 빠르게 날아간다. 발사된 미사일은 소형 마이크로모터를 이용한 측추력기로 방향을 전환한다. 발사 초기에 미사일의 속도가 느려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측추력기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발사된 미사일은 일단 레이더가 준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요격지점을 향해 관성항법으로 날아간다. 미사일은 비행 중 공기 마찰에 의해 표면이 급속히 가열된다. 미사일의 가장 앞부분인 레이돔은 전파를 송수신하면서도 ,1000℃까지 달아오르는 열과 고압을 견뎌야 한다.

적기에 가까이 가면 미사일 자체적으로 눈을 뜬다. 탐색기가 작동하며 적기를 포착해 추적한다. 이는 능동형 마이크로파탐색기를 적용해서 가능하다. 적기가 회피 기동을 하면 다시 측추력기가 작동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선회 없이 적기를 따라잡아 격추한다. 적기에 근접한 미사일은 바로 맞추거나 근접신관이 터져 파편과 폭풍으로 적기를 공격한다.

천궁에는 탄두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위력은 높인 지향성 탄두를 탑재했다. 일반 파편탄두가 모든 방향으로 퍼지는 것과 달리 천궁의 탄두는 표적 방향으로 집중해 터져 격추한다.

천궁의 최대 사거리는 40km로, 15km 안팎의 고도로 비행하는 물체, 특히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데 사용된다. 천궁은 1개 발사 대당 8기의 유도탄을 탑재해 하나의 발사대에서 수초 간의 짧은 간격으로 단발 또는 연발 사격아 가능하다. 천궁 한 포대는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사대, 유도탄으로 구성돼 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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