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룡대전' 이뤄질까…민주, 원희룡 출마설에 전략적 표정관리

김영진 "본인 가치 세우고 대통령 후보 가겠다는 것…환영"
한동훈에도 "확장성 없다…민주 강세 지역 어디도 어려울 것"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 연내 통과 촉구를 위한 주민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민주당 내에선 '크게 의식되지는 않는다', '환영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출마가 유력시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을 내놨는데, 굳이 '판 키우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전날(2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 장관의 출마설에 대해 "정치는 개인의 판단이다. 그래서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막지 않는다"며 "본인이 판단해서 이재명 대표와 계양을에서 한번 붙어서 본인의 가치를 세우고 대통령 후보로 가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이라고 말했다.

인천 계양을 출마설이 돌고 있는 원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당을 위해서 어떤 도전과 희생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험지 출마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표정 관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원 장관이 국민의힘 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겠느냐. 이미 효과는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 등이 있었기 때문에 원 장관이 수도권 어딜 가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두 장관의 출마에 당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판을 키워주지 않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야당 입장에서 한동훈 후보는 분노와 반대에 최적화된 최약체 후보"라며 "한 장관의 출마를 야권에선 굳이 말릴 이유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 심판하러, 김건희 여사 꼴 보기 싫어서, 한동훈의 건방짐을 혼내주러 투표장에 나가는 것이 '정권 심판 선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 장관 출마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고, 속 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 말고 그의 확장성은 없다고 본다. 국민의힘 꽃밭 지역구 말고 민주당 강세 지역 어디에서도 그의 지역구 당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서울이나 경기, 인천 어느 지역에 한 장관이 출마하면 그 지역 민주당 후보는 복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