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매너 남발할 땐 언제고... 中언론 "심판 부끄러운줄 알아, VAR 왜 없나"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중국은 축구와 언론 매체 모두 양심을 잃은 것일까. 현지 언론이 중국 선수와 관중의 심한 비매너는 잊은 채 심판 판정을 비난하고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후 9시 중국 광둥성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 중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의 2골1도움 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이겼다.

한국은 싱가포르와 중국을 꺾고 2연승(승점 6)을 달리며 2차 예선 C조 1위를 굳건히 했다.

전반 9분 황희찬이 왼쪽 측면에서 과감한 드리블 돌파 후 중앙으로 꺾었고, 중국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조규성에게 패스했다. 조규성의 왼발슈팅이 중국 골키퍼 양쥔링, 수비수 주천제를 맞고 튄 상황에서 공을 향해 달려든 황희찬이 골키퍼와 엉켜 넘어진 주천제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한국의 페널티킥 선언. 전반 11분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오른발로 왼쪽 낮게 차 넣으며 A매치 40호골 기록과 동시에 한국에 1-0 리드를 안겼다.

한국은 이후로도 공격을 퍼부었지만 전반 44분 손흥민의 박스 안 오른발 슈팅이 막히며 그대로 전반전을 끝내는 듯했다. 하지만 전반 45분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왼발로 올린 코너킥을 손흥민이 가까운 포스트로 잘라 들어가 헤딩슛으로 먼쪽 골문 구석에 돌려넣으며 2-0으로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이후로도 주도권을 잡고 여유롭게 리드를 유지했고 후반 42분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감아올린 프리킥을 정승현이 헤딩골로 연결하며 3-0 승리를 거뒀다. 2차 예선 2연승과 함께 C조 1위를 달렸다.

이날 경기 시작전 양팀 선수들이 도열해 국가 제창을 할 때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의 애국가가 나왔을 때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를 가득 메운 중국 관중들이 야유를 보낸 것. 상대국의 국가가 나올 때는 조용히 있거나 함께 서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국 관중들은 애국가에 야유를 보내며 시작도 전에 비매너의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차려고 준비할 때 중국 관중들은 손흥민의 얼굴로 초록색 레이저빔을 쐈다. 이강인이 프리킥을 찰 때도 마찬가지였다. 현지 관중들이 퇴장조치급 비매너를 물 흐르듯이 한 것이다. 중국 선수들 역시 경기 중 공과 상관없이 손흥민과 조규성을 뒤에서 노골적으로 밀고 누르는 비매너 플레이를 펼쳤다.

그런데 중국 매체들은 오히려 한국이 주심의 판결로 이득을 봤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로 나섰다. 중국 매체 체단주보는 페널티킥 선언 장면에 대해 "느린 화면으로 판단하면 황희찬이 넘어지는 것은 뒤에 있는 조규성에게 밀렸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오히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누워 있는 중국 수비수 주천제가 높게 들어올린 발이 황희찬의 다리와 접촉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체단주보는 "이런 중요한 경기에 VAR이 왜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심판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심지어 중국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중국의 마덕싱 기자는 중국에 불리하고 한국에 유리한 페널티킥이 전반 8분경 선언되자 자신의 SNS에 "이날 경기 주심을 맡은 카타르 출신의 압둘라만 이브라힘 알 자심 주심은 대한축구협회와 공식적으로 관계가 있다. 카타르 축구협회와 대한축구협회간의 관계는 너무나도 가까워서 북한이나 중국이 어찌할 수가 없다"며 주심이 한국과 관계된 주심이라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기까지 했다.

본인들의 저지른 비매너는 생각하지도 않고, 억지 주장에 가짜 뉴스까지 퍼뜨리고 있는 중국 현지 매체들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