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찰스와 '황금마차' 타고 버킹엄궁에…근위대는 '아리랑' 연주 [尹대통령 英 국빈 방문]
이현미 2023. 11. 22. 06:07
3박4일 일정 돌입
찰스 ‘첫 국빈’… 성대한 의전 눈길
‘전세계 2대’ 벤틀리 리무진 제공
尹, 오찬 뒤 6·25 참전비서 헌화
의회 연설선 英 파병군에 사의
“韓 자유에 1000여명 목숨 바쳐”
‘로미오와 줄리엣’ 구절 인용도
찰스 ‘첫 국빈’… 성대한 의전 눈길
‘전세계 2대’ 벤틀리 리무진 제공
尹, 오찬 뒤 6·25 참전비서 헌화
의회 연설선 英 파병군에 사의
“韓 자유에 1000여명 목숨 바쳐”
‘로미오와 줄리엣’ 구절 인용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첫 국빈 초청을 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의 최고 예우를 받으며 양국 간 우애를 다졌다. 영국 왕실이 주최한 성대한 예식의 주빈으로서 왕가의 안내를 받으며 환영식에 참석했다. 자유민주주의의 산실인 영국 의회에서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양국의 깊은 우정을 약속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숙소를 찾아온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의 안내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인 호스가즈광장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의 도착과 함께 그린파크와 런던탑에서 최고 존경의 의미인 예포 41발을 발사했다. 윤 대통령이 찰스 국왕과 단상에 오르자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윤 대통령은 의장대장의 한국어 보고를 받으며 영국 왕실 근위대를 사열했다. 윤 대통령이 근위대를 사열할 때 군악대는 아리랑을 연주했다.
근위대 사열하는 尹… 한국어로 보고 받아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왕실 근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
이어 환영식의 하이라이트인 버킹엄궁을 향한 마차 행진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과 찰스 국왕이 1호 마차인 ‘황금 마차’에 탑승했고, 2호 마차에는 김 여사와 카밀라 왕비가 함께 탔다. 7대의 마차가 버킹엄궁을 향해 행진하며 화려함을 뽐냈다. 이날 버킹엄궁부터 넬슨 제독 동상이 있는 트래펄가광장을 잇는 일직선 도로에는 태극기와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나란히 걸린 채 펄럭였다.
윤 대통령은 버킹엄궁에 도착해 찰스 국왕이 주최하는 환영 오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 부부와 왕실 인사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찰스 국왕은 양국의 최고 훈장과 선물을 교환한 뒤 버킹엄궁에 전시된 한국 관련 소장품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찰스 국왕이 즉위 이후 초청한 첫 국빈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영국 국방부 앞의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헌화했다. 글로스터 공작이 영국 왕실을 대표해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했다. 한국전쟁 당시 영국 글로스터 1대대는 임진강전투에서 공적을 세운 바 있다. 글로스터 공작은 글로스터 연대가 소속된 지역의 작위를 갖고 있는 인물로, 왕실을 대표해 한국전 참전 행사에 매번 참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브라이언 패릿 준장과 콜린 태커리씨 등 한국전 참전용사가 자리를 함께해 행사를 빛냈다. 태커리씨는 영국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로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유엔군참전의날·정전70주년 기념식’ 무대에 올라 수십년 전 전쟁의 포화 속에서 한국 용사에게 듣고 배웠던 ‘아리랑’을 열창했다.
이번 3박4일 국빈 방문 대미는 영어로 진행한 의회 연설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 로열갤러리에서 600여명의 영국 의원들을 상대로 양국 미래 비전에 대해 연설했다. 한국 대통령이 영국 의회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공산 세력의 침공으로 대한민국의 명운이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영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8만명의 군대를 파병했고, 이들 중 10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알지도 못하는 먼 나라 국민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며 “오늘 이 자리에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대한민국의 명예 보훈장관인 콜린 태커리 옹을 모셨다. 어디에 계시는지요?”라고 물었다. 태커리씨가 반응하자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며 인사했다.
이어 “우리 양국은 자랑스러운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만들어 온 공통점과 함께 문화예술의 매력도 지니고 있다”며 “영국이 비틀스, 퀸, 해리포터,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엔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그리고 손흥민의 오른발이 있다”고 말했다. 또 “윈스턴 처칠 수상은 ‘위대함의 대가는 책임감’이라고 했다”며 “이제 우리 양국이 창조적 동반자로서 인류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기여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우정이 행복을 불러오고 우리가 마주한 도전을 기회로 바꿔 주리라’라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양국 우정을 약속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순방 기간 국왕 주최 국빈 만찬(21일 저녁)과 런던 금융특구시장 주최 만찬(22일) 등 이례적으로 두 번 성대한 만찬을 갖는다. 각 만찬에는 180여명과 600여명의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영국 왕실은 윤 대통령 부부가 도착한 공항에 약 1150만달러(약 152억원)로 추정되는 자주색 벤틀리 의전 차량을 제공하기도 했다.
런던=곽은산 기자, 이현미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