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노리는 MS "애플 너 나와!"[양철민의 아알못]

양철민 기자 2023. 1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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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샘 알트만 오픈AI 전 CEO 영입
'애저'컴퓨팅 인프라에 생성형AI 결합
MS 주가 2%↑···시총도 2.8조달러↑
애플, 中 애국소비에 매출까지 감소
메시지·충전기 가두리전략 강제폐기
샘 알트만(왼쪽) 오픈AI 전 최고경영자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서울경제]

‘왕의 귀환’이 멀지 않았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가 총액이 빠르게 상승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2년여 동안 이름을 올렸던 애플을 조만간 뛰어넘을 기세다. 21일(현지시간) 기준 MS의 시가 총액은 2조8052억 달러로 애플(2조9776억 달러)과의 격차가 1700억 달러 내외에 불과하다.

MS의 몸값 급등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MS 측이 챗GPT 개발사로 유명한 오픈AI의 전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만을 영입해, 신규 AI 연구팀을 만들것이라고 밝힌 후 MS의 주가는 2.05% 상승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대표의 마법이 사무용 소프트웨어(SW) 및 클라우드에 이어 AI까지 이어지며, 중국내 아이폰 판매 부진 등으로 고심이 깊어지는 애플의 자리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애플 또한 내년 출시되는 아이폰16 시리즈에 생성형 AI 기능을 AI 비서 ‘시리’ 등에 탑재한다는 방침이지만,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AI ‘가우스’가 탑재된 ‘갤럭시S24’를 내년 초에 내놓을 예정이라는 점에서 스마트폰 관련 AI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

샘 알트만 합류한 MS "AI도 내가 제일 잘나가"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샘 알트만 전 오픈AI CEO 영입으로 MS의 AI 개발 역량이 빠르게 고도화될 전망이다. 샘 알트만은 ‘챗GPT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업계 영향력이 높은만큼, 오픈AI 소속 인력의 MS 이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MS의 AI 관련 지식재산권(IP) 및 인력 확보 확대로 이어진다. 실제 알트만의 복귀와 이사회의 사임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오픈AI 직원이 70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MS로 이직하는 오픈AI 직원이 최소 수백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벤처캐피털 스트럭 캐피털의 경영 파트너 애덤 스트럭은 “알트만이 이사회에서 해고됐기 때문에 (AI와 관련해) 독점금지 규제가 절대 발생할 수 없다”며 “MS가 오픈AI의 모든 가치를 사실상 비용 없이 획득함으로써 운전대를 쥐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2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MS의 클라우드 역량에 샘 알트만이 쌓아놓은 AI 기술이 MS라는 IT 공룡 내부에서 바로 결합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MS의 AI 기술 고도화 로드맵은 빠르게 진행중이다. MS는 이달 15일 연례 개발자 회의 ‘이그나이트 컨퍼런스’에서 자체 개발한 AI 그래픽처리장치 ‘마이아 100’ 및 일반 컴퓨팅 작업용 반도체 ‘코발트 100’을 공개하는 등 AI반도체에서 기술 자립을 시도 중이다.

전세계 AI 개발자들은 엔비디아의 AI 개발 플랫폼이자 브랜드인 ‘쿠다’ 때문에 AI 학습 및 추론용 칩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선호하지만, GPU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엔비디아 생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 9월 공개한 차세대 GPU ‘RTX4090’과 ‘RTX4080’의 가격을 각각 1599달러와 899달러로 책정했다. 이전 제품인 ‘RTX3090(1499달러)’과 ‘RTX3080(699달러)’ 대비 가격이 최대 29% 가량 높다. 여기에 생성형AI의 필수 인프라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H100은 최소 2만5000달러에서 최대 4만달러 수준에서 팔리고 있으며, 이 또한 주문 후 석달 가량은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 MS의 AI칩 자체 제작 움직임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화답하는 이유다.

무너진 라이트닝·아이메시지 생태계···"흔들리는 애플 왕국"

이와 달리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 기업에 이름을 올렸던 애플의 상승세는 최근 몇달새 주춤하다. 시장조사 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아이폰 15 시리즈의 중국내 판매량은 전작대비 6% 가량 줄었으며, 또 다른 조사 업체 IDC는 아이폰의 3분기 출하량이 4% 감소한 것으로 추정중이다. 중국 최대 쇼핑행사인 광군제(11월11일) 기간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 순위 1·2·3위를 모두 애플 ‘아이폰15’ 시리즈가 차지하기는 했지만, 중국내 ‘애국소비’가 아이폰 판매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여전하다.

실적 또한 부진한 편이다. 애플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감소한 895억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역성장한 모습이다. 물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69억7000만달러를, 순이익은 11% 늘어난 229억6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선방했지만 실적 발표 당시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3.39%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보여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중국 청두를 방문해 자신의 웨이보에 관련 사진을 업로드했다. 중국 내 ‘애국소비’ 열풍으로 아이폰의 중국 내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애플의 또 다른 ‘아이폰 모먼트’를 만들어 줄 것이라 예상됐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출시 일정이 애초 기대했던 내년 1월이 아니라 내년 3월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애플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비전 프로의 출시가격이 3499달러(한화 451만원)로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는 점은 애플의 MR 생태계 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며 애플 주가에 긍정적 시그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자체 생태계를 바탕으로 만들어 온 독과점 규격이 무너지는 것 또한 애플 주가에는 악재다. 관련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부터 3세대 문자 규격인 ‘RCS’를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도 도입하기로 했다. 애플은 지금까지 애플 제품 내에서 구동되는 ‘아이메시지’ 규격을 고집해 왔다. 이 때문에 아이폰끼리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는 메시지가 ‘파랑색’ 바탕인 반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 간 메시지를 주고 답을 때는 메시자가 ‘녹색’ 바탕이라 애플이 아이폰 이용자와 비아이폰 이용자를 구별하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애플은 이번 아이폰15 시리즈부터 10년 가량 고집했던 라이트닝 단자를 버리고 글로벌 표준인 USC-C 타입을 채택했다. 애플이 자체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 판매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올 3분기 애플의 웨어러블기기 및 액세서리 판매 매출은 93억2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96억5000만 달러 대비 줄었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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