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대' 챙기지만 북한도 저출산…"아이 낳기 좋은 체제" 연일 출산 독려

구교운 기자 2023. 1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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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6일 어머니날을 계기로 연일 여성들에게 출산을 독려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자 '두 제도에 비낀 여성들의 판이한 운명'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는 여성이 출산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선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출산을 장려하고 나선 것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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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쌍둥이 출산시 국가가 건강관리…자녀 많이 낳는 것이 본분"
노동력 확보 필요하지만 합계출산율 1.79로 '인구유지선' 아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북한의 어머니날(11월16일)을 맞아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축하의 노래가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울려나왔다"며 축하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지난 16일 어머니날을 계기로 연일 여성들에게 출산을 독려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나서 '후대 사랑' 정책을 실시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게 되면서 출산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자 '두 제도에 비낀 여성들의 판이한 운명'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는 여성이 출산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선전했다.

신문은 세 쌍둥이 임신부가 평양산원에 입원해 갖가지 영양음식과 꿀, 보약 제공 등 최상의 혜택을 받았고, 각각 1kg대로 태어났던 세 쌍둥이도 '사회주의 제도의 혜택을 자양분으로' 성장해 퇴원할 때는 4~5kg대까지 성장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세쌍둥이를 낳은 산모들은 의사, 간호원들의 보호 속에 보약을 써가며 건강 관리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보장받고 아기들은 몸무게가 기준수치에 이를 때까지 국가가 의무적으로 키워준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자본주의 체제 하에선 아이를 낳기 어렵다며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일본 도쿄의 한 임신부가 출산이 임박해 병원 7곳을 돌아다녔지만 계속 거절을 당한 끝에 "자본주의 세상을 저주하며" 길가에서 숨졌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3번 이상 출산을 거절 당한 여성들이 해마다 전국적으로 1000명이 넘는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도 소개했다.

한국도 표적이 됐다. 신문은 어머니날이었던 16일 '사회적 차별 속에 신음하는 괴뢰(한국)지역 여성들'이란 제하 기사에서 한 여성이 두 차례나 생활고를 이유로 출산 직후 자녀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며 "자식을 낳아 키우는 것이 두려운 사회"라고 한국을 깎아내렸다.

동시에 자녀를 많이 낳은 여성을 추켜세우며 여성들의 출산을 독려했다. 노동신문은 16일 사설에선 "아들 딸을 많이 나고 그들 모두를 나라의 믿음직한 역꾼으로 키우는 것"이 어머니의 본분이라며 이들을 '여성혁명가', '열렬한 애국자'로 칭했다.

18일 자에선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녀맹) 중앙위원회가 아이을 많이 낳아 키운 여성을 찾아 격려하고 20일 자에선 교복공장 준공, 유제품 생산 확대를 위한 젖소목장 조업 소식을 알리며 국가가 출산과 육아, 교육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처럼 출산을 장려하고 나선 것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북한의 합계출산율을 1.79로 추정했다. 지난해 0.78명을 기록한 한국보다 높지만 인구 유지를 위한 기준선인 2.1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북한은 산업 자동화 수준이 낮고 농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중심인 만큼 경제성장을 위한 안정적 노동력 확보가 필요한데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줄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인구는 2616만명으로, 2034년부터 인구가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가능 인구(15~64세) 비중은 올해 69%에서 2050년 62.7%, 2070년 59.4%로 세계 평균(62.8%, 61.4%)보다 낮을 전망이다. 2002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39년부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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