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구원투수' 한동훈, 총선 등판 가시화…불안한 민주당의 득실 계산

차현아 기자 2023. 11. 2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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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적으로 유·불리 계산에 들어갔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한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민주당은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의미와 영향을 축소 해석한다.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민주당이 줄곧 주장해온 '윤석열 정부 검찰독재'의 상징격인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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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대전시 중구에서 열린 컴퓨터 기반 평가(CBT) 대전시험장 개소식 참석에 앞서 시민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CBT 대전시험장은 외국인에게 각종 체류허가, 국적 취득 시 혜택이 주어지는 사회통합프로그램 사전평가 및 귀화용 종합평가를 상시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시험장이다. (사진=법무부 제공) 2023.11.21. *재판매 및 DB 금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적으로 유·불리 계산에 들어갔다.

겉으론 윤석열 정부를 '검찰독재'로 비판하며 '정권심판론' 프레임을 씌울 수 있어 불리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한 장관이 수도권 중도층 민심과 2030 표심을 끌어가는 여권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불안한 모습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한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 장관은 지난 주말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 이어 21일에는 대전을 찾는 등 최근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듯한 지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동대구역 앞에서는 한 장관이 몰려든 시민들과 3시간 가량 함께 사진 촬영을 하는 등 팬미팅을 방불케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범죄피해 지원기관인 대구스마일센터를 찾아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11.17.


민주당은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의미와 영향을 축소 해석한다.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민주당이 줄곧 주장해온 '윤석열 정부 검찰독재'의 상징격인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지난 서울 강서구청 보궐선거 당시 내걸었던 '검찰독재' 저지 프레임이 내년 총선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있다.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한 장관에 대해 "한 마디로 전두환 대통령 때 장세동 정도의 호위무사 아니면 삼국지에 나오는 동탁 시기의 여포"라고 평가했다. 이어 "멋지고 힘이 세긴 하지만 과연 그분이 우리 어려운 서민과 국민이 사는 모습 속 고통과 고난, 월·전세, 취업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이 있을까"라며 "타워팰리스에 43억원의 재산을 갖는 고위 공직자가 과연 그랬을까 의문이 든다"고 했다.

당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그림자 안에 있는 사람이고 이번 총선은 윤 대통령 심판론이 작동하는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며 "한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의원들과 말싸움을 한 것 외엔 잘 하는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확장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 역시 통화에서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뒷받침할 보완재 역할을 할 리도 없고 그저 윤 대통령 검찰공화국을 대변하는 존재일 뿐"이라며 "국회 질의 과정에서 보인 한 장관의 태도를 볼 때 국민에게도 신선한 인물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민주당 초선 의원은 "한 장관이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나 윤 대통령보다는 대중들에게 젊고 신선하게 보일 수 있어 합리적이고 젊은 중도보수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분명 소구력이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한 장관에게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최소한 한 장관이 수도권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끌고 오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외국인의 한국어능력을 평가하는 CBT 대전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의도에서 300명만 공유하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라며 "나는 나머지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며 사실상 정치에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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