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커피처럼"…현대차, 컨베이어벨트 없이 '다차종 주문 생산'
싱가포르 우수한 인재 활용…"HMGICS서 테스트한 방식 다른 공장에 이식도"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미래의 자동차 생산 방식은 어떻게 될까. 전기차·자율주행의 확대, 개인 취향의 강조 등 자동차 산업은 점차 '커스터마이징' 시대로 간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은 싱가포르 새 공장에서 다차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셀 방식'의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1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준공식을 개최했다. 4만4000㎡(1만3000평)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7층의 연면적 약 9㎡(2만7000평평) 규모의 시설이다.
하나의 건물에 연간 3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산 제조 설비와 연구개발(R&D) 및 고객 체험시설까지 한데 어우러진 복합 공간이다.
HMGICS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이다. 고객들의 다양한 주문에 최적화된 생산을 위해 컨베이어 벨트 대신 각기 다른 모빌리티를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방식인 '셀(Cell)' 시스템을 도입했다.
컨베이어 벨트 방식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생산 라인에 따라 여러 작업자가 업무를 단순 분할해 소품종 대량 생산에는 적합하지만, 작은 부품 하나의 문제로 단순 공정 하나가 정지해도 전체 공정을 멈춰 세워야 한다. 대량으로 부품을 구매해 생산 원가는 낮출 수 있어도,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 부품 재고가 쌓이거나 반대로 생산 대기가 길어질 수 있다. 숙련도에 상관없이 작업 속도를 강제하는 단점도 있다.
반면 셀 방식의 생산으로는 각 셀마다 다양한 차종을 수요에 맞춰 생산하면서 재고 비용과 소요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다. 백색 가전을 생산하는 업체들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셀 생산 방식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다만 셀 생산 방식이 자동차 공정에 도입이 어려웠던 이유는 제품이 너무 무겁고, 작업자들이 작업 공정 전체를 이해해야 하는 등 높은 숙련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볼보의 우데발라 공장이 1989년 이같은 셀 생산 방식을 도입했지만, 경쟁력 부족으로 4년만에 공장을 폐쇄했다.
HMGICS는 셀 방식 생산 도입에 있어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다.
생산하는 차종이 많아지더라도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생산 계획과 소요 시간을 최소화하고, 3차원 공간에 디지털 트윈 공장으로 실제 공정을 가동하지 않더라도 최적화된 가동률을 시뮬레이션해 산정한다. 로봇의 유기적인 연결로 작업자는 반복적이고 무거운 작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모빌리티의 주문부터 인도까지 이어지는 고객 중심의 플랫폼도 특징이다. 고객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트림, 색상, 옵션 등 사양을 적용해 차량을 주문하면 HMGICS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차량을 생산한다. 제조가 완료된 차량은 건물 옥상에 위치한 길이 620m의 스카이트랙으로 옮겨져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고객도 스카이트랙에서 시승을 경험할 수 있다.
HMGICS는 아이오닉5 등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인데,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부품 조립 소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셀 방식 생산에 적합하다.
싱가포르에 HMGICS가 위치한 것도 맞춤형 공장 방식에 유리하다. HMGICS는 난양이공대학(NTU),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기술개발연구소인 과학기술청과 합작 연구소를 설립한다. NTU는 영국 대학평가기관 THE에서 신흥대학평가 1위를 차지할 만큼 명문 학교로 평가된다. 합작 연구소에서는 이들 기관의 우수한 인재를 활용해 차세대 자율 생산 운영 체제를 연구할 방침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싱가포르는 동남아 지역에서도 첨단의 도시면서 인력 제공이 쉽다. R&D를 겸하면서 다품종 소량으로 생산하기에 의미 있는 지역"이라며 "싱가포르에서 테스트한 차종 생산 방식은 이후 다른 지역 공장에 도입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HMGICS 준공식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나 "여기서 자체적으로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이 기술을 전세계에 전파해 타 공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코스트(비용)를 줄일 수 있다면 싱가포르 공장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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