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IFRS17 '보수적 가정' 순이익 급증...금감원 조사

권화순 기자, 김세관 기자 2023. 11. 2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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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발생한 보험금 차이인 '예실차'를 활용해 일부 보험사가 순이익을 '뻥튀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는 예정보험금에서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을 뺀 금액이다.

보험사가 의도적으로 예상 보험금을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거액의 예실차 발생→순이익 증가'도 가능해 실적을 부풀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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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과 실제 발생한 보험금 차이인 '예실차'를 활용해 일부 보험사가 순이익을 '뻥튀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나친 보수적 가정으로 예실차에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인한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적 가른건 CSM 아닌 예실차…메리츠화재 순익의 40%, 이익으로 전환한 '예실차'
2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 가이드라인이 첫 적용된 3분기 보험사 실적의 희비를 가른 것은 주요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이 아니라 '예실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는 예정보험금에서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을 뺀 금액이다. 올해부터 예실차가 나면 당기순이익에 반영한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이 5%를 넘지 않도록 추정(최선추정)하라고 지시해왔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의 예실차가 3분기 누적 기준 수천억원에 달했다. 메리츠화재가 539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화재 2256억원, DB손해보험 1817억원 발생했다.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조3353억원인데 40% 가량이 이익으로 전환한 예실차인 셈이다. 삼성화재(순이익 1조5877억원)는 14%였다.

3분기(7월~9월)만 놓고 보면 메리츠화재의 예실차는 2401억원으로 삼성화재 727억원, DB손보 695억원 대비 3배 이상 많다. 예실차 효과로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를 누르고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위로 올라섰다.

메리츠화재의 예실차가 9월까지 5000억원 넘게 나온 이유는 예상한 보험금을 최대한 많이 잡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권고한 IFRS17 '최선추정'에는 맞지 않다. 보험사가 의도적으로 예상 보험금을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거액의 예실차 발생→순이익 증가'도 가능해 실적을 부풀릴 수도 있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3분기 신계약 실적은 업계 5위 수준에 그쳤다.


보수적 가정시 자본금 1조1000억원 감소하나 ROE는 개선.. 금감원, 의도적 부풀리기 집중조사
예실차 원천이 자본금이라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보험사들은 새 회계기준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계리적 가정에 따라 부채를 재산정했는데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는 타사 대비 보험금이 많이 나갈 것으로 가정했다. 보수적 가정에 따라 메리츠화재의 자본금은 1조1000억원 줄었고 삼성화재는 8000억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가정한 경우 예실차를 활용해 실적 부풀리기를 할 수 있다"며 "자본을 줄여 순이익이 늘면 ROE(자기자본이익률)도 좋아져 경영진 성과급도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다만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3분기 늘어난 예실차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산출 방식의 변경 효과가 크다"며 "감독당국 권고 사항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과도한 예실차 발생에 주목했다. 특히 메리츠화재 정기 검사 중으로 예실차가 늘어난 원인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금감원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예실차가 크게 늘어난 원인에 관해 감사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회계법인에 정확하고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 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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