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star] 3부→2부→전북→AG 금메달→태극마크...‘인간 승리’ 박진섭의 A매치 데뷔
[포포투=가동민]
그야말로 인간승리다. 박진섭이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선전에 위치한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중국에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C조 1위를 지켰다.
한국이 이른 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경기를 쉽게 풀었다. 전반 8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슈팅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이후 황희찬이 쇄도하는 과정에서 수비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슈팅을 골키퍼가 읽었지만 좌측 하단으로 빠르게 들어가며 골키퍼가 손 쓸 수 없었다.
경기 흐름은 한국 쪽이었고 한국이 계속해서 중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결국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45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손흥민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은 한국이 2-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도 한국이 주도했다. 후반 41분 한국이 프리킥 상황에서 쐐기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우측면에서 프리킥을 처리했고 정승현이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3-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은 아시아 지역 예선 2연승을 달렸다. 친선경기까지 넓혀봤을 때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부터 이번 경기까지 5연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5경기 동안 19골을 넣었고 실점은 없었다. 값진 승리와 함께 한 선수에게 잊지 못할 순간도 있었다. 바로 박진섭의 A매치 데뷔전. 후반 45분 박진섭은 박용우와 교체되면서 A매치 데뷔전을 가졌다.
박진섭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2017년 당시 내셔널리그에 소속돼 있던 대전 코레일에 입단했다. 프로 입단에는 실패했지만 박진섭은 대전 코레일에서 경험을 쌓았다. 대학 시절엔 U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공격수였지만 대전 코레일에서는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대전 코레일에서 한 시즌을 보내고 안산 그리너스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프로 입단에 성공한다. 박진섭은 안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오며 중원의 중심축을 담당했다. 수비진을 지키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볼 배급 능력에도 강점을 보였다. 2019시즌 마사, 장혁진 등과 함께 승격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기도 했다.
박진섭은 대전하나시티즌으로 팀을 옮기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하나은행이 대전시티즌을 인수하면서 승격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2020시즌 대전은 4위로 시즌을 마치며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갔지만 경남FC와 1-1로 비기면서 승격에 실패했다.
대전은 다음 시즌 3위로 마치며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전남드래곤즈, FC안양을 꺾고 강원과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 1-4로 패하며 또 한 번 승격이 좌절됐다. 박진섭은 승격에 실패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진섭은 대전의 주장으로서 시즌 내내 팀의 중심을 잡았고 K리그2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박진섭은 전북현대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K리그1에 입성했다. 전북에서는 주로 센터백으로 활약했고 유사시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하기도 했다. 박진섭은 전북에서도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팀은 아쉽게 2위를 기록했지만 박진섭은 개인적으로 좋은 시즌을 보냈다. 활약을 인정받아 K리그1 베스트11에 뽑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진섭은 상무에 지원했다. 상무는 축구선수들이 군복무를 하면서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박진섭은 간절했다. 2022시즌 K리그1 베스트11에 들어갈 정도로 좋은 기량이었기에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상무에 합격하지 못했고 군복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역 입대나 공익으로 K4리그에 참가하는 것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박진섭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것. 황선홍 감독은 박진섭의 멀티성을 높게 샀다. 박진섭은 아시안게임에서 최후방을 든든히 책임졌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특례를 받게 됐다.
이후 박진섭은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홍현석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면서 박진섭이 대체 발탁됐다. 박진섭은 축구선수를 하면서 처음으로 A대표팀에 뽑혔다. 싱가포르전에선 결장했지만 이번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교체 출전하면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2017년 프로팀에 입단하지 못해 내셔널리그로 향했던 박진섭이 2023년 A매치 무대를 밟았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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