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월세, 세계에서 9번째로 높다… 3.3㎡당 '250만원'

22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코리아'가 발간한 '세계의 주요 번화가(Main Streets Across the World report)'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명동이 지난해에 이어 세계에서 임대료가 9번째로 비싼 번화가로 선정됐다. 세계 주요 상권의 리테일 임대료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할퀴고 간 글로벌 리테일 시장이 거리두기 종료와 함께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의 '관광 1번지'로 명동은 팬데믹 당시 공실로 몸살을 앓았지만 이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국가 간 이동이 다시 자유로워지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며 잠재 고객을 잡기 위한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매장 진출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2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 코리아'에 따르면 명동의 ㎡당 월 임대료는 평균 76만8150원을 기록했다. 세게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상권은 뉴욕 5번가였다. 2위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비아 몬테나폴레오네, 3위는 홍콩 침사추이였으며 런던의 뉴 본드 스트리트와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는 각각 4위와 5위를 유지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이스탄불의 이스티크랄 스트리트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지난해 임대료가 두 배 이상 오르면서 31위에서 20위로 상승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수리아 KLCC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명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9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임대료가 19%가량 떨어졌으나 연간 상승률은 5%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임대료는 전년 대비 평균 4.8% 상승했다. 아시아·태평양이 5.3%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미주(5.2%)와 유럽(4.2%)이 그 뒤를 이었다. 전 세계 시장의 55%가 팬데믹 이전보다 낮은 임대료를 책정하고 있다. ▲유럽 70% ▲아시아·태평양의 51% ▲미주 31%다.

김성순 C&W 코리아 리테일본부 전무는 "한국도 팬데믹 영향이 장기간 지속됐지만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고 상권에 활기가 생겨나며 임대료 수준이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었는데, 특히 주요 상권의 프라임 공간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출점하려는 수요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글로벌 브랜드는 사람들이 돌아올 때를 대비해 위기 상황에서도 선제적으로 서울 주요 상권에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은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고 리테일 시장의 잠재력이 커 아시아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서울을 주목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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