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가벼워 보여 ‘한잔’ 깊은맛에 ‘깜짝’…감탄하며 ‘또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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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업계에도 컬래버레이션(협업)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엔 충북 충주에 있는 증류소 다농바이오(대표 한경자)와 서울 중구의 콘텐츠 제작 대행사인 미남컴퍼니(〃이우성)의 커뮤니티 브랜드 '소우주'가 맞손을 잡았다.
다농바이오는 전통 소주 '가무치' 생산으로 유명하고, 미남컴퍼니는 아디다스·일렉트로마트·레스케이프호텔 등 유수 브랜드의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또 다농바이오가 자체 생산한 쌀입국(발효제)을 사용해 술 전반에 과일향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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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들 의기투합해 ‘음주가무치’ 출시
풍부한 향 위해 상압식 증류…1년 숙성
탬버린 증정 등 재치있는 아이디어 눈길
사전예약 수량 완판…사람들 높은 관심
전통주 업계에도 컬래버레이션(협업)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엔 충북 충주에 있는 증류소 다농바이오(대표 한경자)와 서울 중구의 콘텐츠 제작 대행사인 미남컴퍼니(〃이우성)의 커뮤니티 브랜드 ‘소우주’가 맞손을 잡았다. 다농바이오는 전통 소주 ‘가무치’ 생산으로 유명하고, 미남컴퍼니는 아디다스·일렉트로마트·레스케이프호텔 등 유수 브랜드의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이들은 이달초 소주인 ‘음주가무치’(25도)를 출시했다. 출시 첫날, 미남컴퍼니 본사에서 이들을 만났다.
“사전예약으로 준비한 수량 100병은 하루 만에 판매 완료했어요. 술 잘 만들기로 소문난 다농바이오와의 협업 소식에 많은 관심을 받았죠.”(임다솔)
‘소우주’는 미남컴퍼니 애주가 4인방인 임다솔(26)·이석창(36)·김동현(25)·신나영씨(24)가 주도해 만든 브랜드다. ‘소주’를 늘인 말이자, 작은 우주를 뜻하는 ‘소우주’는 소주 시음 리뷰, 소주에 관한 정보, 맛집 소개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있다. 이들이 다농바이오를 만난 건 한 주류박람회서다. 늘 다른 기업의 콘텐츠만 만들었던 그들이 처음으로 자기만의 콘텐츠 제작에 도전한 것이다.
“‘소우주’의 제안에 저희도 큰 관심이 갔습니다. ‘가무치’라는 소주는 멋있고 진중한 이미지거든요. 반대로 ‘소우주’는 유쾌한 이미지가 있어 반전 매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장윤정)
다농바이오의 매니저 장윤정씨(28)와 생산팀 황동민씨(20)는 ‘소우주’의 제안을 반겼다. ‘가무치’는 충주산 햅쌀로 술을 빚어 이를 증류해 만든 소주다. 상압식·다단식 증류법을 사용해 향이 깊으면서도 깔끔한 술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6개월간 숙성해 매운 느낌이 없고 목넘김이 부드럽다. 술 이름 ‘가무치’는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토종 담수어 가물치에서 따왔다.
이들이 협업해 만든 ‘음주가무치’는 다농바이오의 소주 ‘가무치’와 ‘음주가무’를 합친 말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소주를 만날 때만큼은 사회생활 하느라 감춰뒀던 본래 자아를 꺼내길 바라고 이들의 삶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병의 라벨 역시 가물치를 귀엽게 그린 캐릭터를 사용해 눈길을 끈다.
단순히 재미만을 곁들인 술은 아니다. ‘음주가무치’는 풍성한 향을 위해 상압식으로 증류한 소주다. 숙성 기간은 1년으로 기존 ‘가무치’보다 6개월 길다. 또 다농바이오가 자체 생산한 쌀입국(발효제)을 사용해 술 전반에 과일향이 가득하다. 첫 향은 청사과·허브·쌀의 단 냄새가 나고, 끝으로 갈수록 기분 좋은 바닐라향이 올라온다. 애주가들이 힘을 모아 만든 술답게 제대로 만든 소주다.
“풍부한 과일향을 내는 데 주력했어요. 사과향 말고도 배나 파인애플을 떠올리는 분도 있죠. 술의 질감은 가볍게 만들어서 음용성을 높였어요.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게요.”(황동민)
여기에 ‘소우주’만의 발칙한 아이디어도 보탰다. ‘음주가무치’를 사면 발로 치는 탬버린과 ‘음주가무치’ 사용법을 적은 카드 6종을 주는 것. 카드에는 큐알(QR)코드가 있어 연결하면 ‘음주가무치’로 만든 하이볼 레시피, 발로 치는 탬버린 연주법 등 재미있는 영상이 나온다. 생산은 1000병 한정이다.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토대로 두 기업은 앞으로도 전통 소주를 알리기 위한 청사진을 그려갈 계획이다.
“지금 우리나라 술문화가 ‘먹고 죽자’가 된 것은 어디까지나 희석식 소주만 마시던 게 한몫했다고 봐요. 전통 소주는 얼마든지 맛있는 술이고, 또 즐겁게 소비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새로운 음주문화를 확산하고 우리쌀 소비에도 힘을 보탤 수 있게요.”(임다솔)
박준하 기자(전통주 소믈리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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