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줌파 라히리 "번역한다는 건 망명을 견뎌내는 일"

이수지 기자 2023. 11.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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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한다는 건 한 사람의 언어적 좌표가 달라지는 일, 놓쳐버린 것을 붙잡는 일, 망명을 견뎌내는 일이다."

인도계 미국인인 작가는 벵골어와 영어의 이중언어 작가로서, 소설을 쓸 때 머릿속에서 벵골어로 대화하는 인물들을 영어로 옮겨 써야 하는 번역의 딜레마를 토로한다.

책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마음산책)은 작가가 이탈리아어에 몰두해 있던 시기인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에서 처음 출간한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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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사진=마음산책 제공) 2023.11.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번역한다는 건 한 사람의 언어적 좌표가 달라지는 일, 놓쳐버린 것을 붙잡는 일, 망명을 견뎌내는 일이다."

데뷔작 '축복받은 집'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줌파 라히리는 장편소설 '저지대' 출간 뒤 이탈리아어로만 글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세계적 명성을 쌓아 올린 그가 안전한 길을 뒤로하고 제2의 언어에 도전한 것에 대해 걱정이 적지 않았다.

작가는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를 시작으로, '책이 입은 옷', '내가 있는 곳', '로마 이야기'까지 이탈리아어 작품을 선보이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인도계 미국인인 작가는 벵골어와 영어의 이중언어 작가로서, 소설을 쓸 때 머릿속에서 벵골어로 대화하는 인물들을 영어로 옮겨 써야 하는 번역의 딜레마를 토로한다. 자신은 "작가이기 전부터 번역가였지, 그 반대가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책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마음산책)은 작가가 이탈리아어에 몰두해 있던 시기인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에서 처음 출간한 산문집이다.

이 에세이에는 도메니코 스타르노네의 세 작품을 번역하며 쓴 서문과 후기,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중 에코와 나르키소스의 신화로 보는 원작과 번역의 관계, 안토니오 그람시와 이탈로 칼비노에 관한 탐구, 번역 노트, 강연 발제문 및 연설문이 망라되어 있다.

처음부터 영어로 쓴 글, 이탈리아어로 썼던 글을 영어로 옮긴 글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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