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없는 오픈AI, 110조원 가치 흔들

임직원 90%가 "올트먼 복직 안되면 동반 퇴사" 성명
고객사 이탈 가능성도…MS, 주가 2%↑ 최대 수혜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 중이다./로이터=뉴스1

퇴출된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을 품은 회사 최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 사태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가운데, 강경한 모습을 보인 오픈AI 측은 직원과 투자자들이 반발 행동에까지 나서자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110조원 가치가 거론되던 회사는 이번 일로 가치가 추락할 위기를 맞았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안나 마칸주 오픈AI 국제 부문 부사장은 이날 임직원 앞으로 보낸 메시지에서 "올트먼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사회가 그를 퇴출시킨 지 사흘 만이다.

그는 "오픈AI를 다시 통합하는 것이 우리의 첫째 목표임을 임직원들 앞에서 확인하고자 한다"면서 "오픈AI는 올트먼과 새 CEO인 에밋 쉬어, 이사진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오픈AI 임직원들은 집단 성명서를 통해 "이사회가 오픈AI를 감독하고 경영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면서 이사진 교체 및 올트먼 복귀를 요구했다. 창업자의 복직이 되지 않으면 MS로 이직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올트먼이 MS에 입사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임직원은 전체 770명 중 700명 이상으로, 올트먼 퇴출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도 포함됐다. 그는 이날 X(구 트위터)에 자신이 '이사회의 결정'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썼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도 행동을 보일 전망이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 "투자자들이 어떤 법적 조치가 가능한지 법률 자문을 받는 중"이라며 소송 가능성을 전했다. 매체는 "투자자들이 오픈AI에 투자한 수억 달러를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일로 기업 가치는 하락 위험에 빠진 상태인데, 직원들도 이 상황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포춘에 따르면 트라이브 캐피털 등 투자사들이 오픈AI 직원들의 지분을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해왔는데 이는 내달 초까지만 유효하다. 현재 오픈AI 기업가치는 860억 달러(110조원)에 달하나 올트먼이 MS로 이직한다면 가치 폭락은 물론 제안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포춘은 "올트먼이 오픈AI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 제안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포브스는 이번 사태로 고객사들 여럿이 오픈AI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역시 기업 가치 훼손 요인이다.

오픈AI 지분 49%를 보유한 MS는 이번 사태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20일 주가도 2.05% 상승해 52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영리법인으로 시작한 사업에 140조원을 퍼붓고도 영향력을 미치지 못해왔는데, 올트만 영입에 이어 임직원들 대다수가 MS로의 이직을 원하는 상황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나델라 CEO는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올트먼이 어디에 있든 MS는 그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신뢰를 보이며, 올트먼의 오픈AI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