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 도시 오명 벗자” 캐나다 수도 오타와, ‘밤 문화 전문가’ 모집

윤주헌 기자 2023. 11. 22.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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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시의 문화·스포츠 복합 시설 ‘랜스다운 공원’에 있는 유서 깊은 전시장 ‘애버딘 파빌리온’의 모습. 크리스마스 시즌엔 조명을 밝힌 채 밤 10시까지 식당과 공연장 등 마켓이 열린다. /오타와시

과연 캐나다 수도 오타와는 ‘재미를 잊은 도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오타와가 내년부터 공직에 ‘밤 문화 전문가’를 모집할 것으로 20일(현지 시각) 알려졌다. 직책의 정식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별칭은 ‘밤 문화 시장(Nightlife Mayor)’ ‘밤의 차르(Czar·옛 러시아 제국의 전제 군주)’ 등이 거론된다. 채용되는 전문가는 오타와의 ‘밤 문화’를 구축하는 역할을 전담한다. 직책 신설에 따른 경비 16만 달러(약 2억원)가 내년도 예산에 포함될 예정이다.

오타와는 캐나다 국회의사당, 국립미술관, 자연사박물관 등 명소들이 있지만 이 밖에 즐길 요소들을 찾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타와는 밤 문화와 관련된 사업체와 직원 수, 저녁 시간대 가계 지출 등에서 캐나다 대도시(인구 100만명 이상)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한다. 캐나다 토론토나 몬트리올 등은 밤늦게까지 여는 술집과 심야 식당이 적지 않은 반면, 오타와는 밤 11시면 대부분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약 150만명 오타와 인구 중 4분의 1 정도는 공공 부문에서 일한다.

이번 계획의 목표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오타와를 재밌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채용된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단순히 ‘술 마시고 춤추는’ 도시를 만드는 것 이상이다. 예컨대 야간에 라이브 음악 공연이 가능한 1500~2000명 규모의 실내 행사장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일을 주도할 수 있다. 야간 시간대 도시 안전 및 보안 계획을 수립하고, 야간에 일할 인력의 수급 계획 등에도 관여할 예정이다. 오타와는 야간에 즐길 거리가 많아지면 자영업 활성화 등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공직을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 밴쿠버는 밤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야간 사무국(Night Office)’ 운영 계획을 발표했고, 토론토에는 ‘야간 경제 홍보 대사’가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영국 런던, 체코 프라하 등에도 ‘야간 시장’이 있다고 CVT뉴스는 전했다. 미국 뉴욕시는 2017년 ‘밤 문화 사무국(Office of Nightlife)’을 출범시켰다.

다만 오타와 시민들 일부는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응도 있다. 지역 일간지 ‘오타와 시티즌’의 평론가 모라메드 아담은 “오타와의 밤 문화에 활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채용된) 관료들이 우리에게 (문화를 바꾸는) 어떤 방안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은 우스꽝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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