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울려퍼진 아리랑…尹·찰스3세 황금마차 타고 1.6㎞ 행진
찰스 3세와 같은 마차로 버킹엄궁 이동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숙소로 마중하기도
도착 당시엔 엘리자베스 2세 50주년 기념
단 두 대만 만든 벤틀리 차량 제공
의회 연설에서 尹 “영국군 희생 영원”
문화적 공통점 부각하며 협력 제안
파란색 넥타이를 한 윤 대통령은 하늘색 넥타이 차림의 찰스 3세 국왕와 함께 같은 마차에 올라 버킹엄궁으로 이동했다. 마차의 윗 부분과 옆 부분은 황금색으로 장식됐으며 백마 4마리가 마차를 끌었다. 그 뒤를 따르는 마차엔 김건희 여사와 커밀라 왕비가 탑승했고, 나머지 5개의 마차는 양국 주요 부처 장관 등 공식 수행원이 나눠탔다. 윤 대통령 부부와 찰스 3세 국왕 부부 등을 태운 총 일곱 대의 마차 행렬은 ‘더 몰’이라고 불리는 대로를 따라 호스 가즈 광장에서부터 버킹엄궁까지 이어졌다. 이 길에는 영국 국기와 태극기가 교차로 게양됐다.
3박4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영국 측이 최고 수준으로 예우하는 모습이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용하던 왕실용 별도 의전 차량을 제공하고 윤 대통령이 머무르는 숙소로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마중을 나가는 등의 왕실의 손님을 극진하게 대우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런던 숙소로 마중을 나온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환담을 나누며 공식 국빈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의전 차량에 몸을 실은 후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호스 가즈 광장으로 이동했다. 광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먼저 찰스 3세 국왕과 악수를 나눴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과 차례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 최고 예우를 뜻하는 예포 41발이 발사됐고, 곧이어 광장에는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앞서 윤 대통령이 영국에 도착한 첫날인 20일에도 영국 측은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용하던 왕실용 별도 의전 차량을 제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공군1호기 편을 통해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영국 왕실 수석 의전관인 후드 자작, 빈센트 톰슨 에식스 지역 국왕 부대리인, 데이비드 피어리 외교장관 특별대표 등이 윤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이들과 인사를 나눈 윤 대통령 부부는 영국 왕실에서 마련한 자주색 벤틀리 차량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영국의 대표적인 고급차 브랜드인 벤틀리는 200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의전 차량을 단 두 대만 제작해 왕실에 전달했다.
이 같은 예우는 윤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 즉위 후 첫 번째 국빈으로 초청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국 왕실은 국빈에 대해선 최고 수준의 예우를 다하기에 1년에 두 번만 국빈을 맞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영국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에서 영어로 직접 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의회민주주의를 태동시킨 영국 역사에 대해 언급한 뒤 한국과 영국이 그동안 맺어온 인연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영국의 글로스터 1대대가 임진강 설마리 전투에서 세운 공로를 설명한 윤 대통령은 “영국군의 숭고한 희생은 한국인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영국을 비롯한 자유세계의 도움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기적과도 같은 성공 신화를 써내려 왔다”며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양국 관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 역설했다. 또 윤 대통령은 “영국이 비틀즈, 퀸, 해리포터,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엔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그리고 손흥민의 오른발이 있다”며 양국의 문화적 공통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처칠 전 영국 수상의 ‘위대함의 대가는 책임감’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한영 양국이 책임감을 가지고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우리의 우정이 행복을 불러오고, 우리가 마주한 도전을 기회로 바꿔주리라’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연설을 마무리 지어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의회 연설에 앞서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한국전 참전 기념비와 무명 용사의 묘에 각각 방문해 헌화하는 등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싸운 이들의 숭고한 정신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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