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회서 영어연설한 尹 "안보·경제 튼튼히"…`로미오와 줄리엣`도 인용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양국 관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국빈방문 계기에 체결하는 '한영 어코드'를 기반으로 이제 양국은 진정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 연설에서 영어로 연설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해외 영어 연설은 올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미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에 이어 2번째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영국의회와 영국 국민과의 교감을 높이고자 영어로 연설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연설문의 제목은 세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의 구절을 인용한 '도전을 기회로 바꿔줄 양국의 우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먼저 한영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봄 한미 연합훈련에 영국군이 처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한영 간 정보 공유, 사이버 안보 협력 체계가 새롭게 구축되고 있다. 영국과 함께 북한의 WMD 위협에 대처하면서, 가상화폐 탈취, 기술 해킹 등 국제사회의 사이버 범죄에 대한 공조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양국의 교역과 투자는 금융, 유통, 서비스, 생명공학 등에 걸쳐 활발히 이뤄져 왔으며, 2021년 한영 FTA가 발효된 이후 더욱 활성화됐다. 이번에 한영 FTA 개선 협상을 개시해 공급망과 디지털 무역의 협력기반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보다 개방되고 자유로운 국제질서를 영국과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그리고 영국과 함께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만들어가겠다. 양국의 협력 지평은 디지털/AI,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해양 분야 등으로 크게 확장돼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맞닥뜨린 공통 과제에 국제사회가 연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북한 핵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 앞에 국제사회가 분열되고 있다. 공급망, 기후 대응, 디지털 분야의 격차가 국가 간 경제 격차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역동적인 창조의 역사를 써 내려온 한국과 영국이 긴밀히 연대해 세상의 많은 도전에 함께 응전해 나가야 한다. 한국은 영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불법적인 침략과 도발에 맞서 싸우며 국제규범과 국제질서를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영 양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정치적 안보와 경제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함께 힘을 모으고, 원자력을 비롯한 청정에너지 확대를 도모하면서, 기후 취약국들의 그린 에너지 전환 노력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제무대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디지털 권리장전' 등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국제적 협력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9월 자유, 공정, 안전, 혁신, 연대의 다섯 가지 원칙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했다"며 "한국 정부는 영국이 제안한 'AI 안전네트워크' 및 유엔의 'AI 고위급 자문기구'와 긴밀히 협력해 AI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소통과 협력을 견인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지원을 배가하면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와 영국이 문화적으로 다양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영국이 비틀즈, 퀸, 해리포터,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엔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그리고 손흥민의 오른발이 있다"며 "이제 우리 양국이 창조적 동반자로서 인류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기여할 때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마지막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우정이 행복을 불러오고, 우리가 마주한 도전을 기회로 바꿔주리라"며 "위대한 영국과 영국인들에게 신의 가호가 깃들길 기원한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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