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트로 뽑아낸 인생의 희로애락

김민정 기자 2023. 11. 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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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작가 오스틴 리 ‘패싱 타임’展
회화에 디지털 결합한 작품 선봬

보고 있으면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작가 오스틴 리(40) 개인전 ‘패싱 타임’을 즐기려면 감정의 파도에 휩쓸릴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눈물을 쏟고 난 뒤의 개운한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서울 롯데뮤지엄에 전시 중인 오스틴 리의 ‘Walk’(2019·왼쪽)와 ‘Joy’(2015). /김민정 기자

미국과 일본·중국 등에서 전시를 열어온 오스틴 리는 기존 회화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신선한 작업으로 주목받는 작가. 전시 구성이 재미있다. 아날로그 시계의 시곗바늘처럼 중앙에 십자 복도가 있고 그 둘레에 인생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한 전시 공간이 있다. 각각의 감정의 순간들을 여행하는 컨셉이다.

'패싱타임' 전시 지도. /김민정 기자

원색의 작품들은 어두운 전시장에서 더욱 극적으로 보인다. 에어 브러시와 3D 프린터로 만든 회화·영상·조각 등 50여 작품에는 우스꽝스러운 형태의 인물이 등장한다. 환희에 찬 유년 시절을 그리는가 하면, 성인 남성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패배하기도 한다. 눈물을 줄줄 쏟는 작품이 많다.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다 결국 바닥에 널브러진 남성이 물을 뿜는 조각 ‘Fountain’ 앞에는 관람객을 위한 벤치를 두고 저마다 감정을 만나보도록 유도한다.

서울 롯데뮤지엄에서 전시 중인 오스틴 리의 'Fountain'(2023). /롯데뮤지엄

오스틴 리는 “그림에는 말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거나 우리가 입 밖으로 꺼내기 두려워하는 것들을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했다. 충만한 색채들이 내면의 감정을 마주할 에너지를 건넨다. 작가는 “디지털 기기가 발산하는 빛에서 영감을 얻는다”며 “그 영롱함을 재현하기 위해 배색 관계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달 말까지 열린다.

오스틴 리가 색색깔의 벽면에 전시 키워드를 한글로 적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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