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간 협력 강화해 핫라인 연결… 전원 의뢰 100% 수용”
‘세종심혈관네트워크’ 운영 1년… 전국 협약 의료기관 35곳 선정
심혈관질환 환자 응급 전원 205건
소아-선천성 심장병 핫라인 운영
협약 의료기관 35곳 1년간 205건 전원 의뢰
‘세종심혈관네트워크’는 부천세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진료과장이 직접 개념을 정립하는 것은 물론 협력 의료기관 선정, 의료인 핫라인 개설과 함께 직접 전국을 돌며 협약 체결 등 네트워크 구축을 주도했다. 그 결과 세종심혈관네트워크 협약을 맺은 의료기관은 지난해 9월 서울부민병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35곳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소문을 듣고 먼저 부천세종병원으로 연락해 네트워크에 합류하는 의료기관이 생기는 등 날이 갈수록 협력 의료기관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손봉연 부천세종병원 진료협력센터장은 “네트워크를 운영한 지 1년 됐는데 시범 운영 단계임에도 많은 의료기관이 호응해 참여했다”며 “의료기관 분포도 국내 광역시·도를 망라한 명실상부 전국 네트워크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세종심혈관네트워크는 이 같은 양적인 성장은 물론이고 협력 의료기관 간 전원 의뢰 및 수용이 활발히 이뤄지는 등 질적으로도 성과를 내고 있다. 1년 새 무려 205건의 심혈관질환 환자 응급 전원 의뢰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부천세종병원은 전원 의뢰를 100% 수용했다. 협약만 한 채 실제로 전원 의뢰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내·외 핫라인 구축해 진단-이송 협의
세종심혈관네트워크의 핵심은 병원별로 복잡한 의뢰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병원 내·외를 모두 핫라인으로 연결해 진단 및 이송을 협의하고 적절한 치료를 신속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전원을 의뢰하는 병원 의료진은 365일 언제든 부천세종병원 심장 분야 진료과장과 1대1로 직접 연결된다. 365일 항상 심장 수술 집도의가 핫라인에 직접 대응하는 것은 국내에서 부천세종병원이 유일하다.
핫라인 연락처는 ‘24시간 심장혈관흉부외과 핫라인’과 ‘SJ-CCN 137센터 핫라인’ 등 크게 2가지로 분류한다. 24시간 심장혈관흉부외과 핫라인은 심장 및 대동맥 수술에 대한 전원 의뢰 전용이다. 수술 집도의와 바로 연결돼 직접 전원 문의에 대응하는 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부천세종병원은 성인은 물론 신생아 등 소아 환자에 대한 심장 수술도 언제든 가능하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심장 분야 전문의 수가 날로 줄어들어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은 가운데 부천세종병원은 소아심장분과의 소아과·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를 각각 9명, 4명 등 총 13명 보유해 국내 모든 병원 중 가장 많다. 최근에는 소아 및 선천성 심장병 환자 관련 응대를 위한 24시간 핫라인을 추가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SJ-CCN 137센터 핫라인은 외래 및 비응급 심혈관질환 환자에 대한 진료 의뢰를 위한 것이다. 이러한 비응급 핫라인 역시 신속함을 지닌다. 1회 연락으로 진료 예약을 진행하고, 3일 내 진료 및 수술 일정을 확정하며, 7일 내 수술 시행을 원칙으로 한다. 신속함은 물론 환자의 편의성까지 높였다.
부천세종병원은 여기에 더해 ‘내부 핫라인’도 구축했다. 부천세종병원은 중증 환자 수용 능력을 원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툴(온라인 네트워크)을 이용해 관련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만일 수용 불가 상황이 생기면 온라인 네트워크상 공지가 필수다. 실시간 현황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원내 온라인 네트워크에는 박진식 세종병원그룹 이사장을 비롯해 이명묵 병원장, 진료부원장, 심장혈관흉부외과 부장, 소아청소년과 부장, 중환자응급의학부장, 응급의료센터장, 진료협력센터장 등 의사 보직자들을 포함해 간호부원장, 특수간호부장 등 간호 보직자 등 핵심 의료진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환자 편의성 높이고 의료기관 상생 효과도
세종심혈관네트워크의 또 다른 장점은 ‘SJ-CCN 진료 결과 회신서’를 작성해 의뢰 의사에게 진료 결과를 즉시 회신한다는 것이다. 회신 과정에까지 실시간, 즉시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의뢰하는 병원 의료진은 본인이 의뢰한 환자가 어떻게 치료를 받고 있는지 빠르고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환자의 회복 경과에 따라 최초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다시 의뢰시키는 과정을 거치며 협력 의료기관 간 상생 효과도 내고 있다.
부천세종병원에 머무는 환자 중 연고지 등을 이유로 병원을 옮기고자 하면 전국에 분포한 네트워크 협약 병원으로 의뢰하면서 진료의 연속성을 유지하게 된다. 환자 입장에서도 편의성이 향상됐다. 건강을 되찾은 후 자택과 가깝고 익숙한 의료기관으로 돌아가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봉연 센터장은 “부천세종병원은 신생아부터 노인까지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심장 및 대동맥 수술이 가능하다. 복잡한 의료 절차나 긴 수술 대기도 필요 없다”며 “세종심혈관네트워크는 환자의 편의성과 협약 의료기관의 상생까지 추구하는 이상적인 선진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부천세종병원은 그간의 보완 사항을 논의한 뒤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모든 협약 의료기관 관계자를 초청해 세종심혈관네트워크 정식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향후 세종심혈관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협력 의료기관 간 의료 정보를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협약 의료기관 간 정기 토론회를 개최해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명묵 부천세종병원장은 “빠른 전원과 수용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 선행 과제다. 전원과 수용 관련 시간을 절약한 의료진은 또 다른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투입될 수 있다”며 “병원 간 유기적인 연결망을 더 촘촘히 강화해 탄탄한 대한민국 필수 의료·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직접 발로 뛰며 전국 네트워크 구축”
손봉연 부천세종병원 진료협력센터장 인터뷰
무엇이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우선돼야 하는지, 다른 체계를 가진 타 의료기관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 등은 집도의로서 고스란히 현장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가 밑바탕이 됐다. 그는 샤워할 때도 휴대전화를 꼭 방수팩에 담아 핫라인 응답에 대비하는 등 네트워크에 대한 사명감과 애정이 특별하다.
―짧은 기간 전국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비결은 무엇인가.
“네트워크 구축의 진정성이 통했다. 전국 의료기관에 네트워크 설명 자료를 먼저 우편으로 보냈는데 반응이 더뎠다. 안 되겠다 싶어 직접 설명하려고 찾아 나섰다. 응급 현장에서 수술을 직접 집도하는 의사라고 설명했더니 상대방이 놀라더라. 상대방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심장내과 혹은 응급의학과 전문의였는데 진정성이 통했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는 현장 의사의 입장이었기에 금세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다른 병원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필수 의료·응급의료의 대형 3차 병원 쏠림 문제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부천세종병원은 단순 핫라인을 뛰어넘어 치료 네트워크 개념을 정립했다. 의뢰하는 병원 의료진과 환자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국내 최대 규모 심장 분야 전문의 상주라는 인력 인프라를 기반으로 100% 전원 수용과 신속한 수술 시행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지난달에는 급성 대동맥박리로 진단된 환자 2명에 대한 전원 의뢰를 동시에 수용했고 2개 수술방에서 동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성과를 입증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을 거라 본다. 힘든 점은.
“세종심혈관네트워크 운영 초창기에 핫라인 대응을 혼자 했다. 가족과 저녁 식사도 마음 편하게 못하고, 샤워할 때도 지퍼백에 휴대전화를 담아 지근거리에 뒀다. 협약 의료기관이 서른 곳이 넘어간 현재는 병원 내 심장 분야 전문의들이 돌아가면서 핫라인 대응을 한다. 결국 인력과 예산의 문제다. 24시간, 365일 핫라인을 유지하려면 분명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전원 의뢰를 수용하는 데 있어 인력과 예산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앞으로 방향은.
“부천세종병원은 현재 구성된 핫라인에 더해 ‘소아·선천성 심장병 핫라인’을 따로 만들었다. 소아 심장질환에도 관심을 더 가져주길 부탁드린다. 소방청과의 협약도 고려 중이다. 응급 환자 발생 시 초동 대처는 119 구급대원들이 하는데 세종심혈관네트워크가 신속한 병원 이송에 도움을 줄 것이라 본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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