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내리고 푸짐하게… ‘역주행 상품’이 뜬다
편의점 GS25는 자사 PB 상품(private brand goods)으로 개발한 용기면 ‘유어스면왕(면왕)’을 22일 출시한다. 105g에 990원이다. 기존 용기면이 작은 컵 기준으로 65~86g 정도이고 편의점 판매가격은 1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중량은 22% 넘게 늘렸고 가격은 낮췄다. 통신사 제휴 할인이나 편의점 구독 서비스 할인을 적용하면 690원에 살 수 있다. GS25 관계자는 “고물가로 식품 양과 가격에 민감해지는 만큼, 양은 늘리고 가격은 낮춘 제품을 자체 기획 상품으로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그대로 놔두고 크기와 용량을 줄여 우회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얻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 여론이 악화하자, 일부 업체들이 ‘역(逆)슈링크’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제품 크기와 용량은 늘리되, 가격은 그대로 받거나 낮춘 기획 상품들이다. 식탁 물가에 민감해진 소비자 관심을 끌고 매출 증대 효과를 노린 마케팅이다. 일부에선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 같은 기업들의 꼼수 영업에 대한 실태 조사에 들어가자 선제적으로 ‘역슈링크’ 상품을 내놓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양 늘리고 가격 낮추는 ‘역(逆)슈링크’ 뜬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이달 중순 기존 과자 용량을 24%씩 늘린 제품을 출시했다. 자사 PB 상품으로 만든 ‘아임e 진지한 풍미, 빠다팝콘’ 중량을 90g에서 112g으로 늘렸다. 가격은 1700원 그대로다. 롯데웰푸드 제품인 ‘꼬깔콘 고소한 맛’ ‘꼬깔콘 군옥수수맛’도 67g짜리 과자를 24%가량 늘린 83g짜리 제품으로 출시했다. 역시 가격은 1700원으로 이전과 같다. 이마트 24 관계자는 “상품 양을 늘려 가격을 더 낮추는 효과를 냈더니 매출도 늘고 있다”고 했다.
CU는 이달 중순 2000원대 샐러드 상품을 자체 기획 제품으로 출시했다. 양상추·달걀 같은 기본 샐러드에 치킨텐더·파스타 같은 토핑을 더한 5가지 종류 샐러드(152g)를 드레싱 없이 2300~2500원에 판매한다. 기존 제조사가 편의점에 납품하는 샐러드 상품이 보통 35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 가격이 30% 정도 더 저렴하다. 세븐일레븐 역시 이달 초부터 아침 특화 메뉴 ‘아침엔세븐일레븐’을 출시하면서 ‘더커진참치마요삼각김밥’과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세븐카페) 한 잔을 묶어 27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침 식사 시간대인 오전 7~11시에 해당 세트를 사면 500원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잘 먹었다... ‘먹성비’ 시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가 올랐고, 외식비를 비롯한 음식 서비스 물가는 6.4% 올랐다. 외식비가 계속해서 오르다 보니 최근엔 ‘레스플레이션(레스토랑+인플레이션)’이라는 말도 나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도 갈수록 치솟는 식탁 물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요즘엔 ‘가성비’나 ‘가심비’보다 ‘먹성비’, 즉 잘 먹었다는 기분을 안겨주는 소비 만족도가 중요해졌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 13~19일 진행한 할인 행사 ‘쓱데이’에서 전년보다 22% 증가한 매출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 중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아이템이 ‘먹성비 상품’이었다. 기존 가격보다 1500원 저렴하게 한정 판매로 내놓은 스타벅스의 3000원짜리 카페 아메리카노는 전주 같은 동일 시간대보다 판매량이 85% 늘었고, 기존 햄버거 패티보다 고기가 20%가량 두꺼운 2900원짜리 노브랜드 짜장버거는 엿새 동안 5만개가 팔렸다. 흠은 있지만, 맛에 지장이 없어 일반 농산물보다 40%가량 저렴한 가성비 신선 식품 브랜드 ‘신선흠’은 15~18일 사흘 동안 9억원어치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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