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 ‘전묘 외교’ 대표주자… 대만 여당 부총통 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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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시계(視界) 제로' 상태다.
친(親)중국 성향 제2, 제3 야당은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20일 총통 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되고도 아직 단일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친중 성향 대만 야당들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대만 총통 선거는 사실상 미중 대리전 양상을 띨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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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평생 책임 묻겠다” 입국금지 조치
차이잉원 이어 두번째 싫어하는 여성
내년 1월 총통선거, 反中 대 親中 구도… 야권, 親中후보 단일화 협상은 난항
● 집권당, 부총통 후보에 ‘대만 독립 지지자’
대만 집권당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후보는 20일 부총통 후보로 중국이 강한 거부감을 보여 온 샤오메이친(蕭美琴·52) 주미 대만경제문화대표처 대표를 공식 지명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대만과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없는 미국에서 대만경제문화대표처 대표는 사실상 대사 역할을 한다. 라이 후보는 “샤오메이친은 대만 외교에서 보기 드문 인재”라면서 “남은 50여 일간 샤오메이친과 함께 민의와 모든 세력을 통합해 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샤오 부총통 후보는 스스로를 대만 독립 지지자라고 밝히고 있다. 대만 ‘전묘(戰猫·고양이 전사) 외교’의 대표 인물이기도 하다. 전묘 외교는 중국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에 맞서는 대만 외교 전략으로 유연하게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앞서 중국은 올 4월 차이 총통이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과 회동한 것에 깊숙이 관여한 샤오 후보에 대해 ‘중국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는 당시 “법에 따라 평생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대만 여성’은 차이 총통이고 ‘두 번째로 싫어하는 여성’이 샤오 후보라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21일 논평을 통해 라이-샤오 후보 조합을 “가장 위험한 조합”이라고 표현했다. CCTV는 이들을 ‘낭패위간(狼狽爲奸·흉악한 무리가 모략을 꾸민다는 뜻)’에 비유한 뒤 ‘‘두 독립 조합은 대만을 전쟁 위험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선거 구도가 친중 대 반중으로 더욱 명확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친중 성향 대만 야당들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대만 총통 선거는 사실상 미중 대리전 양상을 띨 가능성이 커졌다.
● 친중 야당, 후보 단일화 진행 중
야당 후보 단일화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은 18일까지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지만 후보를 결정하는 여론조사 오차범위에 대한 의견 차이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야권 후보 단일화 불씨는 계속 살아 있다는 관측이 많다. 현재 민진당 라이 후보가 30%대 초반 지지율로 1위를 달리지만 지지율 2, 3위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와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가 단일화한다면 누가 후보가 되든 라이 후보를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단일화 협상 결렬 직후 커 후보는 “5월부터 우리 선거 구호는 ‘연합 정부, 대만 단결’이었다”면서 “서로 못마땅하더라도 같이 일해 볼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총통 선거 후보 등록을 마감하는 24일 오후 5시(현지 시간)까지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커 후보와 허우 후보 측은 일단 여론조사와 각종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 단일화를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여론조사 오차범위를 비롯한 세세한 규정을 놓고 양 후보 진영의 막판 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언론은 후보 단일화가 될 경우 선거의 친중 대 반중 구도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친중 성향이 더 강한 국민당 허우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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