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사정찰위성 사전 통보 날짜 어기고 심야 기습 발사…왜?

유새슬 기자 2023. 11. 22.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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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찰위성은 적법한 권리라던 북한,
IMO 통보 계획보다 1시간17분 앞서 발사
기상 상황 고려, 한·미·일 감시 회피 의도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1일 밤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단행했다. 일본에 통보한 발사 계획보다 한 시간 정도 앞서 기습 발사한 것이다. 북한이 사전 통보 내용을 준수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2일 “북한은 21일 밤 10시43분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을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밤 10시42분28초에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회원국이 항행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군사 훈련 등을 할 경우 미리 통보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북한은 주권 국가로서의 적법한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절차를 지켜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전까지 IMO에 미사일 등 발사 계획을 통보한 6차례 모두 기한을 준수해 발사했고 여기에는 지난 5월과 8월 군사정찰위성 1·2차 발사도 포함된다.

북한은 이날도 발사에 앞서 IMO의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 해상보안청에 22일 0시부터 30일 자정까지 위성을 발사하겠다며 낙하물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수역 3곳을 통보했다. 그런데 돌연 계획보다 약 1시간17분 빠른 21일 심야에 발사한 것이다.

이를 두고 발사장 인근 기상 상태를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사정찰위성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북한은 위성을 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은 22일 0시부터 오전 7시까지 흐리고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 때문에 군 당국도 발사 시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함경도 지역은 23일부터는 한파가 몰아닥칠 것으로 예보됐다.

북한은 이미 지난 1·2차 발사를 모두 실패해 체면을 구긴 상태다. 특히 이번 3차 발사는 러시아로부터 기술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만큼은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기상 변수를 최소화하려고 했을 수 있다.

북한이 오는 30일로 계획된 한국의 첫 독자 정찰위성 발사를 의식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보다 빠르게 발사해 대내외적으로 이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5월에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가 이뤄지자 서둘러 군사정찰위성 1차 발사를 단행했다가 실패한 전례가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IMO 통보 보다 빨리 발사한 이유는 설명이 안된다.

이 때문에 한·미·일의 감시 태세를 피해 전략적으로 심야 기습 발사를 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IMO에 통보된 기간은 오는 30일 자정까지인데 북한이 이 약속을 지키려고 했다면 굳이 21일 밤에 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문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한·미·일이 계속 북한을 향한 감시 태세를 높여왔기 때문에 허를 찌르듯이 이런 관심을 회피하고 기만하기 위해서 전략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한·미의 발사 탐지 및 추적에 대한 허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IMO 통보는 형식적으로 구색만 갖추는 행태”라고 분석했다.

합참은 북한의 이번 발사 직후 언론에 발송한 공지문에서 “한·미·일 이지스구축함을 국가별 지정된 해역에 사전 전개해 3자간 공동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며 군사정찰위성과 관련해 3국 간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의 군사 도발이 있을 때마다 “한·미 공조”만 언급해온 것과 차별화된다.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시스템을 연내 가동할 계획이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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