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와 '황금마차' 탄 尹…왕세자 마중·근위대 사열 예우(종합)
기마부대 호위 속 버킹엄궁까지 1.6㎞ 행진…총 7대 마차 행렬
오찬 후 '고종 편지' 등 관람…한국전 참전비·무명용사의 묘 헌화
(런던=연합뉴스) 안용수 이동환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식 환영식에서 찰스 3세 국왕의 환대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이 지난 5월 대관식 후 초청한 첫 번째 국빈이다. 영국 왕실은 통상 1년에 2번 국빈을 맞이한다.
외국 정상의 방문 형식 중 최고 수준 예우인 국빈 방문인 만큼 버킹엄궁까지 마차 행진, 왕실 근위대 사열 등 그에 걸맞은 의전이 수반됐다.
이날 국빈 일정은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윤 대통령 부부 숙소로 찾아와 마중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두 부부는 환담 뒤 영국 왕실 전용 차량인 벤틀리 스테이트 리무진을 타고 함께 공식 환영식장인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으로 이동했다.
벤틀리가 영국 왕실을 위해 2대만 특별 제작한 리무진으로 영국 왕실 측은 윤 대통령의 런던 도착 직후부터 이 차량을 제공했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는 광장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웃으며 맞이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윤 대통령에게 영국 왕실과 정부 인사들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도 악수하며 잠시 대화를 나눴다.
영국 측에서는 케네스 올리사 런던 지역 국왕 대리인, 데이비드 캐머런 외교장관, 제임스 클레벌리 내무장관, 안토니 라다킨 합참의장 및 육해공 참모총장, 패트리샤 맥알리스터 웨스트민스터 시장 등도 자리했다.
이어 왕실 근위대 사열도 이뤄졌다. 아리랑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이 함께 근위대를 사열했다. 예포 41발도 발사됐다.
환영식에는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맨 앞줄에 자리하기도 했다.
공식 환영식의 하이라이트는 영국 왕실의 상징인 '황금마차' 행진이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과 함께 백마가 끄는 황금색 왕실 마차에 탑승했다. 마차에서는 통역만 대동한 가운데 대화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마차는 '아일랜드 마차'(Irish State Coach)로도 불리며 주로 국왕의 공식 행차에서 사용된다.
김건희 여사와 커밀라 왕비는 '호주 마차'(Australian State Coach)로 불리는 두 번째 마차를 타고 뒤따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 부부와 함께 세 번째 마차에 탑승했다.
한국 측 공식 수행원 10명까지 포함해 총 7대의 마차가 행진했다.
박진 외교부·이상민 행정안전부·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윤여철 주영국대사, 김태효 안보실 1차장·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등은 각각 4∼7번째 마차에 단체로 탑승했다.
대규모 기마 부대의 호위 속에 마차는 국빈 오찬 장소인 버킹엄궁으로 이어지는 더몰 거리 1.6㎞가량을 이동했다. 행진 중에는 애국가가 연주됐다.
거리에는 태극기와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이 나란히 걸렸다. 거리 주변에는 마차 행진을 구경하려는 런던 시민과 관광객들이 대거 몰렸다.
국빈 오찬은 버킹엄궁에서 소규모로 개최됐다.
윤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은 오찬 이후 훈장과 선물을 교환하고, 버킹엄궁 픽처 갤러리에 전시된 한국 관련 소장품들을 함께 관람했다.
고종이 빅토리아 여왕에게 보낸 편지와 휴대용 화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한 당시 선물 받은 청자꽃병과 안동 하회탈, 조지 6세가 윈스턴 처칠 경에게 보낸 편지, 광화문 관련 소장품이 전시됐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영국 국방부 앞 한국전 참전 기념비로 이동해 헌화했다.
영국 측에서는 왕실을 대표해 글로스터 공작이 참석했다. 또 그윈 젠킨스 합참 차장과 한국전에 참전한 영국 용사 5명이 동행했다.
글로스터 연대 제1대대 등은 1951년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파주 적성면 일대에서 임진강 전투를 벌인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에도 헌화했다.
방명록에는 영어로 "자유와 정의를 향한 당신의 헌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김건희 여사는 한국전 참전 용사들에게 태극기와 유니언잭 배지를 선물했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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