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테크 위상에 ‘깜짝’…세계바이오서밋서 러브콜 쇄도
한국 경험·기술력 가치 인정…차기 바이오서밋 기대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계 백신·바이오 리더들이 다음 팬데믹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에서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다음 감염병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가 간,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 가운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의제를 이끌며 K-바이오 테크산업이 뜨겁게 주목받았다.
이 행사는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함께 개최하는 것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회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고소득 국가와 중·저소득 국가의 백신과 치료제의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선언문’이 채택됐다면 올해는 각국의 코로나19 이후 성과와 과제를 공유하며 다음 팬데믹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보다 구체화하며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한국이 포스트 팬데믹 논의를 주도하며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한국의 적극적 역할 수행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하고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 기회를 모색하는 기회의 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각국의 보건분야 리더들은 코로나19를 통해 얻은 경험을 공유하며 국제사회, 기업, 정부, 국제기구가 단결하고 연구에 투자하며 지속적인 준비를 창출할 것을 촉구했다.
캐서리나 보헴 WHO 차장은 “기록적인 시간 내에 백신, 치료제를 개발했지만 불평등한 접근성은 아직도 존재한다”며 “이는 그 어느 때보다 다뤄야 할 시급한 문제로, 이를 해결해야 더 건강하고 안전한 세계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제인 홀튼 CEPI 이사회 의장은 “(백신 접근권에 대해) 방임하는 악순환을 목도하고 있다”며 “코로나19를 통한 경험과 지혜를 공유해 우리가 팬데믹 대비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더 나은 협력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팬데믹은 기후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주도적 역할을 한 국제기구인 아시아개발은행(ADB)의 파티마 야스민 부총재는 “기후변화는 가장 큰 보건위협 요소”라며 ”(기후변화는) 각 사회 취약성을 드러낸다. 전염병과 기후 회복력이 팬데믹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라고 짚었다.
비공개로 이뤄진 한-CEPI 워크샵에는 국내외 바이오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제인홀튼 의장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제인 의장은 ”한국과 관계를 깊이 하고 강화해 나가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서밋에서는 백신 등의 개발 기간을 100일로 단축하는 글로벌 목표인 ‘100일 미션’이 공유됐다. 백신은 CEPI가, 진단은 혁신적진단기기재단(FIND)이, 치료제 개발은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가 맡아 추진 중이다. 여기에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카르멘 페레즈 카사스(Carmen Perez Casas) Unitaid 매니저는 ”한국 기업들이 전세계 보건분야에서 역할과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세계바이오서밋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미래 팬데믹 대비를 위한 글로벌 대응역량 강화와 협력방안 도출까지 총망라하는 폭넓은 논의의 장이었다”며 “앞으로도 전세계 백신·바이오 기술혁신과 인프라 결집을 중심으로 하는 지속적인 협력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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