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XX이'도 모자라 이번엔 "암컷"…민주당은 '직격탄'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발의' 발언에 여성 비하 발언까지
지도부 골머리, 野" 강경파 의원들 당에서 관리해야"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암컷' 발언 논란이 일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XX이' 발언으로 징계를 받았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에는 '암컷' 발언으로 여성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21일 최 전 의원 발언 파문에 사과했지만, 뒷북 사과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하면서 엄중하게 경고했다. 최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설치는 건 없다"는 발언 중 '암컷'이 논란이 되면서다.

논란의 발언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북 콘서트장에서 나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최 전 의원에게 "지금 검찰 공화국에 정확하게 어떻게 싸워나가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 전 의원은 "(박 교수가) 동물농장에 비유했는데, 유시민 선배께서 말씀하신 코끼리나 침팬지 비유가 더 맞는 것"이라며 "책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던 민주당 강경파 김용민 의원과 민 의원 박장대소하며 동조했다. 객석에서 "맞습니다" 발언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당장 최 전 의원을 맹비난하며 영구 정계 퇴출을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한없는 가벼움과 저질스러움에 기가 찬다"며 "민주당의 구시대적 성인지 감수성이 또다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끝없는 노인 비하, 청년 비하, 여성 비하로 이어지는 막말 정치를 제발 멈추라"며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최 전 의원 같은 사람은 정계에서 영원히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21일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는 발언에 사과했지만, 파문은 더욱더 확산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는 최 의원. /남용희 기자

정치권이 최 전 의원의 이번 발언에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배경엔 수 차례 발언 논란을 불렀기 때문이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이른바 ‘짤짤이 발언’으로 당을 곤혹스럽게 만든 바 있다. 그는 민주당 보좌진들이 참석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온라인 화상 회의에서 남성 동료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자, 성적인 행위를 상징하는 ‘XXX를 하느라 그런 것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XXX가 아닌 짤짤이'라는 그의 해명은 오히려 문제를 더 키웠다. 이후 그는 당 윤리심판원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처분에 불복하며 재심 신청을 했지만,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확인서 작성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계속되는 발언 논란에 민주당은 바짝 엎드렸다. 최근 현수막 청년 비하 논란, 강경파 의원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발의 등 계속되는 발언 사고에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언행은 언제나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한다"며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가 최 전 의원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유체 이탈 화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에서 "민주당은 앞으로 국민 여러분이나 실망이나 상처줄 언행에 대해 각별히 유의하겠다"며 "관련해서 마음을 무겁게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내에서는 민주당 소속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총선을 약 4개월 앞둔 상황에서 발언 리스크는 치명적이란 입장에서다. 한 초선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동영 전 대표 노인 비하 발언으로 당이 얼마나 곤혹을 치렀느냐"며 "선거 앞두고 저런 발언 논란이 터지면 수도권에서는 진다고 봐야 한다. 당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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