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특강 野 이상민…민주당 "탈당 위한 빌드업" 비판
이상민, 12월 초 거취 결정 반복 언급…당내 냉담한 반응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비명(이재명)계 중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행사에 연사로 초빙됐다. 이 의원은 이르면 12월 초 내로 탈당 의사 등 자신의 거취를 밝히겠다고 한 데 이어 국민의힘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움직임이 사실상 '이적(移籍)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을 향해 "탈당하려고 '빌드업'(준비 과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진행하는 간담회에서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개혁 방안'이란 주제로 초청 강연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시간 강사'로 강연장에 나선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야당 중진 의원이 여당 행사에 등장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사실상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의원은 이날도 거취와 관련해 앞서 언급했던 '12월 초'까지는 고민을 해 보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12월 첫째 주까지는 민주당에 있을 것인가 또 나갈 것인가를 정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생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 강고하게 됐고 이재명 당이라고 할 정도의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선택을 찾아가는 것이 서로 좋을 것 같다"라고도 언급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사당화가 되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자신이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당내 중진 이 의원의 탈당 움직임에 당 지도부를 비롯해 동료 의원들은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유로는 이 의원이 특정 계파에 소속된 의원이 아닌 점, 이미 5선을 했기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혔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이 과거에도 총선을 앞두고 당적을 바꾼 이력이 있다는 점도 당이 이 의원의 탈당 시사를 무심하게 보는 이유로 보인다. 이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처음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18대 총선 직전에는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재선에 성공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당시 민주통합당으로 복귀해 당선에 성공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S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의 탈당 시사에 "당내 누구도 이상민 의원을 밀어내는 것 같지 않은데 왜 자꾸 본인을 밀어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뭔가 서운하신 게 있으신지 그런 부분도 대화를 해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친명계' 김영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이 의원에 대해 "의원을 6선 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며 "민주당이 잘못됐으면 잘못됐다고 단호하게 얘기하고 꾸짖음과 그에 따르는 결정이 필요하지, 의원 임기 연장을 위한 비루한 얘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당 관계자도 <더팩트>와 만나 "이 의원이 총선 직전 탈당했던 이력이 있다 보니 당의 반응이 더 안 좋은 것 같다"라며 "당 혁신을 위해 5선이면 이제 그만하실 때가 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탈당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다음 선거를 치른다고 해도 당선을 보장할 수 없다는 회의론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간다고 한들, 민주당 5선 의원이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여당에서는 좋아하겠지만 국민들에게는 어떤 진정성을 보일 것인가"라며 "이 의원이 5선 하는 동안 당에 남긴 업적이 뭔가.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만 남지 않았나. 그래 놓고 탈당한다면, 여태까지 당에 쓴소리한 것이 '탈당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인식밖에 못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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