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뛰어다니고 자율주행이 부품 날라…여기 ‘공장’ 맞나요?
분리형 업무공간 ‘셀’서 공동작업
전통 제조방식 탈피 스마트팩토리
물류작업∙차체 이동 등 로봇이 해
◆ 현대차 글로벌 혁신센터 ◆
로봇과 인간이 각각의 분리형 업무공간인 ‘셀(Cell)’에서 공동작업하며 한 대의 전기차를 완성하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현장 모습이다.
21일 싱가포르 창이공장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혁신센터에 방문해보니 작업자보다 많은 숫자의 각종 로봇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만든 로봇개 스팟을 비롯해 자율주행 로봇, 무인으로 차를 옮기는 주차 로봇, 각종 로봇팔이 쉴새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이곳이 수많은 작업자와 컨베이어 벨트로 연상되는 자동차 공장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연면적 약 2만 7000평 면적으로 세워진 지상 7층 높이의 혁신센터는 현대차그룹이 전통 제조 방식을 탈피해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구현한 스마트팩토리다. 현대차그룹은 3년간 공사 기간을 거쳐 최근 이곳을 완공했다.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이라면 도장(페인트), 조립, 프레스 등 개별 공정을 맡는 근로자가 각각 있어야 하지만 혁신센터에선 이런 공정 가운데 상당수를 로봇이 수행한다. 유리, 타이어 등 무거운 부품을 들어옮기는 일은 로봇이 맡는다. 사람은 생산 현황을 파악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만 하면 된다.
이 곳은 산업계가 오랜 기간 자동차를 만들어온 ‘기존 공식’을 탈피했다. 완성차 업계 최초로 소규모 작업장에서 소수의 직원이 모든 공정을 담당해 차를 완성하는 ‘셀 생산’ 방식을 택했다. 셀 개수는 현재 총 27개이며 생산 담당 근무 인원은 50여명이다.
물류 작업도 로봇에 맡겼다. 건물 3층 생산 시설의자율주행 로봇은 평평한 바닥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면서 부품을 나른다. 자율주행 로봇에는 라이다와 센서 등이 탑재돼 어 사람은 물론 장애물을 실시간으로 피한다. 초당 최대 속도 1.8미터로 움직이며 기민하게 물류 작업을 수행한다. 이 로봇은 로봇청소기처럼 배터리 용량이 20% 미만으로 줄어들면 알아서 충전기로 이동한다.
일정 수준으로 조립된 차체도 무인운반 차량이 옮긴다. 차체 조립이 잘 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로봇 업무다. 사람이 확인하는 것 보다 AI알고리즘을 가동하기 때문에 판별속도, 정확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혁신센터는 분위기 좋은 카페를 온 듯한 통창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이곳이 자동차 제조뿐 아니라 차량 인도, 시승, 커뮤니티로서의 역할까지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향후 이곳에 식당도 문을 열 계획이다.
고객은 이곳에서 신차를 주문하고 인도받기까지 제조의 전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조립이 완료되면 건물 옥상에 있는 주행시험장에서 자신이 주문한 차를 시승해볼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와 자율주행 택시를 양산하고 있다. 향후 양산 차 뿐만 아니라 고객 개인의 성향, 기호 등을 반영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도심항공모빌리티(AAM) 기체까지 만들 계획이다.
혁신센터는 현대차 생산의 헤리티지를 이어가는 명소로도 주목받는다. 이곳은 생산 능력(케파)을 늘려 하루에 몇 대 이상을 만들어내겠다는 ‘생산성’ 보다는 소비자 개별 취향과 목적에 최적화한 개인별 맞춤형 모빌리티를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생산 혁신 실험의 ‘테스트배드’ 역할이자 허브 역할을 하며 이곳에서 개발한 혁신 기술은 울산, 미국 등으로 순차적으로 전파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불모지였던 울산에서 시작해 글로벌 3위 완성차 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전동화 시장에서 기존에는 없던 혁신적인 생산과 연구개발 방식 등을을 도입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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