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FTA 디지털분야 확장 英日 동맹 맞먹는 파트너로
'종이 없는 무역' 안건 올릴듯
FTA 투자분야 신설도 거론
반도체·방산수출 MOU 체결
합동훈련·해양 공동순찰 추진
韓기업, 英에 34조 신규 투자
한국과 영국이 수교 140주년을 맞아 채택한 '다우닝가 합의(DSA)'는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양국 경제협력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체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의 협력 범위를 안보와 국방은 물론 과학기술, 공급망 확보, 에너지 연대 등 경제 분야로까지 확장하며 교역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합의 채택에 대해 영국이 과거 영일동맹과 비슷한 수준을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먼저 양국은 기존의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양국 협력의 잠재력이 크지만 교역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그동안 영국이 독일에 이어 유럽연합(EU) 2위의 경제 대국인데도 한국과 영국 간 교역 규모는 작년 기준 유럽 내 6위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이뤄지는 한영 FTA 개선 협상 개시는 한국과 영국에 자유로운 교역과 투자 환경을 조성해 양국 기업들에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영 FTA 개선 협상은 2021년 협정이 발효한 시점으로부터 약 3년 만에 이뤄진다. 한국은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과 2019년 8월에 별도로 FTA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FTA 개선 협상에서 한국 측은 시장 접근 개선, 디지털 통상규범 정립, 공급망 협력 세 가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기차 등의 수출이 용이해지도록 산업 현실에 맞게 완화된 원산지 기준을 도입하고 고속철도 등 정부조달시장을 개방하는 문제도 논의하겠다고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전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는 디지털 통상 활성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현재 한영 FTA에는 전자적 전송에 대한 무관세 등 전자상거래 규범 관련 2개 조항만 담겨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핀테크·인공지능(AI) 기업 등으로 디지털 통상을 넓히고, 종이 없는 무역 등을 안건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 협상이 논의되는 분야로는 '한영 FTA 투자 분야' 신설도 거론된다.
특장점을 뚜렷하게 가진 양국이 경제협력 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한국과 영국은 미래의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 간 반도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영국은 세계 1위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을 보유한 국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제조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는다면 향후 양국이 굳건한 반도체 공급망 체계를 구축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관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부와 기업·기관들은 22일(현지시간) 열리는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MOU를 체결한다. FTA 개선 협상 개시 공동선언문과 반도체 협력 MOU를 포함해 양국 정부는 총 6건의 MOU를 체결한다. 한국 방위사업청과 영국 산업무역부 사이에는 방산 공동수출 MOU도 체결된다. 특히 원전 분야와 관련해서는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되는 원전 협력 MOU를 제외하고도 기업·기관 간 원전 생태계 전반에 걸친 MOU 8건이 체결될 예정이다.
또 양국 기업·기관 간에는 에너지, AI, 방산, 바이오, 금융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MOU 총 31건이 체결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효성중공업·경동나비엔 등은 영국 기업과 2700억원 규모로 수출 수주 계약을 했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한국 기업들이 210억파운드(약 33조8000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와 추가 30억파운드(약 4조8000억원) 규모의 무역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국방·안보 분야 협력도 대폭 강화된다. 양국은 합동훈련을 확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순찰 추진 등 국방·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런던 박윤균 기자 / 서울 이새하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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