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정찰위성' 기습 발사... 예고보다 하루 먼저

김진욱 2023. 11. 2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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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사회를 속여 가며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오후 10시 43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하여 백령도 및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북한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다면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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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를 속여 가며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했다. 정부는 발사 성패와 상관없이 맞불 차원에서 2018년 남북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할 방침이다. 어떻게든 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기가 도발 야욕을 부추겨 한반도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오후 10시 43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하여 백령도 및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오전 북한이 일본 해상보안청에 '22일 0시부터 다음 달 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것에 비해 최소 1시간 17분 이르게 발사한 것으로 해양안전 등을 위한 사전통보를 기만의 술책으로 사용한 셈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ㆍ일과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5월 1차 발사와 8월 2차 발사 모두 발사 예고기간 중 첫날에 발사해 온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22일 발사가 유력했다. 1차 발사 당시 '5월 31일 0시부터 6월 11일 0시 사이' 발사를 예고했는데, 첫날인 31일 오전 6시 29분 발사 버튼을 눌렀다. 2차 발사 때도 '8월 24일 0시부터 8월 31일 0시 사이'로 예고하더니 첫날인 24일 오전 3시 50분 위성을 쐈다.

우리 군 당국도 22일 발사를 점치고 있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3차 발사 시점과 관련, “1차·2차(발사) 때는 (예고 기간의) 첫날, 좀 더 구체적으로는 새벽에 발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 가능성을 보고 있고, 또 기상 관계도 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예상을 깨고 기습 발사를 선택한 것은 발사지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지역에 22일 오전 중 눈 또는 비가 예보된 것이 이유로 보인다. 우선 군은 1·2차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해군 함정을 북한의 발사체 낙하 예상 해역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해군이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넘게 북한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 위원장이 발사장을 직접 찾아 참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찾아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우주분야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번 3차 발사가 성공한다면 김 위원장의 치적으로 대대적인 선전에 나설 전망이다. 북한이 잇따라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 엔진 계통 문제를 불과 석 달 만에 해결할 수 있는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정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 시도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국제사회와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안보리 대북제재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과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했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도 전용할 수 있다.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전 대변인은 “북한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다면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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