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 인터뷰 찔렸나…'그알' 피프티 편, 뒤늦은 다시보기 중단 왜?[이슈S]

김현록 기자 2023. 11. 2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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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프티 피프티. 출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그것이 알고 싶다'가 논란의 피프티 피프티 편 다시보기를 3개월 만에 뒤늦게 중단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는 홈페이지에서 피프티 피프티 편 다시보기를 삭제했다. 21일 현재 다시보기를 지원하는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도 피프티 피프티 편의 다시보기가 중단된 상태다. 방송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 8월 19일 방송한 '그것이 알고싶다'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은 당시 전속계약 분쟁 중이던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의 갈등을 다뤘다. 중요 쟁점은 다루지 않은 채 '지속가능한 K팝' 'K팝 시스템의 문제'를 운운하면서 피프티 피프티 측에 치우친 편파 방송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에도 다시보기를 중단하지 않고 꼿꼿한 자세를 취했던 '그것이 알고싶다'가 방송 3개월이 지나 뒤늦게 다시보기를 중단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방송은 논란이 됐던 인터뷰이가 대역 재연배우라는 사실이 최근 공개돼 또한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내부 관계자'라는 설명이 달린 해당 인터뷰이는 당시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노래('큐피드')가 갑자기 잘 되자 '나도 한번 돈을 좀 벌어보겠다'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애들이 데뷔할 때까지 월말 평가에 한번 온 적 없으면서 왜 갑자기 (피프티 피프티의) 아빠라고 하고 다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주장을 폈다. 어트랙트 측은 방송 이후 "그런 직원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 출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그알'이 문제제기에 답하지 않아 의문은 최근에야 풀렸는데, 전속계약 분쟁을 끝내고 소속사 어트랙트로 복귀한 키나의 폭로 덕분이었다. 해당 인터뷰이가 실제로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으나 제작진이 성별을 바꿔 대역을 내세웠다는 것. 심지어 해당 여성이 전속계약 분쟁의 배후로 지목된 더기버스 전 직원이었다고도 밝혔다.

SBS 측도 해당 인터뷰이가 대역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나 허위 관계자 의혹에 대해 명함, 근로계약서, 원천징수영수증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대역 인터뷰 문제에 대해선 "제보자 보호를 위해 대부분 대역 배우를 사용하고 있다" "시작 부분에 대역 배우가 나온다고 자막으로 고지했다"고 해명했다.

자막으로 미리 고지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의 SBS 해명과 달리 이는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 방송에서 재연 배우를 통해 상황을 이해시키는 건 두루 쓰는 연출 기법이지만, '그알'의 이번 내부관계자 인터뷰는 시청자 기만에 가깝다. 프로그램 도입부에서 잠시 고지 문자가 등장했을 뿐, 인터뷰 장면 자체는 '재연'라는 자막도 없이 인터뷰이를 모자이크 처리 해 시청자가 실제 관계자 인터뷰라고 받아들이도록 오해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그알'도 다른 편에선 충실히 '대역' 자막을 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당혹감이 더하다.

대역 배우가 재연했다는 것을 자막으로 알리지 않은 행위는 방송심의에관한규정 제39조(재연·연출 위반)이다. 해당 규정은 방송에서 과거의 사건·사고 등을 재연할 때 재연한 화면임을 자막으로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사실적 기법(모자이크·음성변조·인터뷰 형식을 통해 실제상황인 것처럼 연출하는 것)을 사용해 과거의 사건 사고 등을 재연할 경우에는 시청자가 이를 실제상황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연출한 화면임을 자막으로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그것이 알고 싶다' 피프티 피프티. 출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그알'은 편파논란 당시에도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K팝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과 K팝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나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단체에서 보내온 말씀과 비판도 무겁게 듣겠습니다"고 언급했을 뿐 부실 취재, 편파 논란이 인 경위나 배경에 대해 이렇다할 답변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법적 다툼까지 진행중이던 예민한 사안을 다루면서 연기자를 관계자로 둔갑시킨 눈속임 연출이 뒤늦게 폭로된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다. '그알'의 신뢰도는 물론이고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 관행 자체에 대한 의문이 인 사안임에도 사과 한 마디 없이 논점을 피해 간 뒤 여론이 사그러진 틈을 타 슬그머니 방송 다시보기를 내렸다.

명망 높은 '그알'이 왜 피프티 피프티 편을 그렇게 기획해 그렇게 만들어 이렇게 다시보기를 중단했는지 궁금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취재를 통한 후속 방송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도록 하겠다"던 '그알'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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