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갈 때 꽃단장하고 가세요”

강현석 기자 2023. 11. 2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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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출국 앞둔 계절노동자
나주시, 파마·염색 등 제공

베트남 남부 비타인시에 살던 우잉안트(32)는 지난 3월 전남 나주에 왔다.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신분이었다. 8개월 동안 최저임금을 받으며 주 6일 노동을 한 우잉안트는 오는 24일 집으로 돌아간다.

그는 지난 19일 한국 미용사들로부터 머리 손질을 받았다. 나주시가 출국을 앞둔 이주노동자를 위해 준비한 작은 보답이었다. 한국에서 처음 파마를 한 우잉안트는 “그동안 제대로 머리 관리를 못했는데 가족들을 만나기 전 예쁘게 꾸며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21일 “공공형 계절근로자로 입국했다가 돌아가는 노동자들에게 ‘미용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8개월 허가 기간을 마치고 이달 출국한다. 이에 나주시는 호남직업전문학교와 라브리지헤어살롱 나주혁신점의 도움을 받아 지난 15일과 19일 노동자 30여명의 머리를 손질해주었다.

모두 여성인 노동자 상당수는 미용요금 등을 걱정하며 머리 손질을 미뤄왔다고 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영농 현장에서 고된 노동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일손을 보탠 이주노동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면서 “참여해준 봉사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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