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사우디, 격투기 시장도 접수…PFL, 세계 2위 벨라토르 인수

정혜인 기자 2023. 11. 21. 20: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에너지에 집중된 의존도를 줄이고자 경제 다각화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이사 사우디)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제 스포츠 시장을 접수하고 있다.

외신은 PFL의 벨라토르 인수는 세계 스포츠 부문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사우디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UFC와 경쟁 구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로이터=뉴스1


에너지에 집중된 의존도를 줄이고자 경제 다각화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이사 사우디)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제 스포츠 시장을 접수하고 있다. 이번엔 격투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가 자본을 투자한 종합격투기(MMA) 단체 프로격투리그(PFL)는 이날 미디어 대기업인 파라마운트 글로벌로부터 미국 격투기 단체인 벨라토르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글로벌도 미국 나스닥을 통해 자회사 벨라토르를 PFL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의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FT는 파라마운트가 벨라토르의 소수 지분은 남겨뒀다고 전했다.

돈 베이비스 PFL 창업자 겸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월 파라마운트 측에 처음으로 인수 거래를 제안했다며 "이번 인수·합병(M&A)은 하루아침에 MMA 시장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벨라토르 인수로 PFL은 전 세계 25위권 격투기 선수의 30%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UFC의 선수 비중과 같다"며 PFL이 세계 1위 MMA 단체인 UFC와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PFL의 벨라토르 인수 소식에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현금을 불태우고 있다"며 PFL에 자금을 지원한 사우디를 비판했다. 그는 앞서 사우디가 PFL에 투자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블룸버그

PFL은 2017년에 출범한 신행 MMA 단체지만 지난 8월 사우디 국부펀드(PIF)로부터 1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주목받았다. 사우디 정부는 국부펀드의 신규 법인인 SRJ 스포츠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PFL에 투자했다. 해당 투자는 중동 지역에서 PFL을 확장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내년 사우디에서 지역 리그 본부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외신은 PFL의 벨라토르 인수는 세계 스포츠 부문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사우디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FT는 "사우디는 축구부터 골프, 테니스 등 모든 스포츠 부문에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며 "중동에서는 금융·물류 중심지인 이웃 국가 아랍에미리트(UAE)와 경쟁하고 있고, 최근에는 UFC가 UAE에서 개최되는 것을 주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지난 10월 복싱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와 PFL과 계약한 MMA 선수 프란시스 은가누의 경기를 주최했고, 내년에도 다른 경기 개최가 예정돼 있다.

사우디는 최근 막대한 자본력으로 축구, 테니스 등 여러 스포츠 국제대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굵직한 국제 대회 여러 개를 유치하는 등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27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2034년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2035년 하계 아시안게임이 모두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우디 정부는 국부펀드를 앞세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 네이마르(알힐랄) 등 세계 유명 축구 선수를 자국 축구 리그로 영입했다. 또 국제 골프계를 들썩이게 한 LIV 골프도 창설했다. 오일머니 영향력은 테니스계에도 퍼졌다. 매년 7월 US오픈 웜업대회로 열렸던 '씨티 오픈'은 올해 사우디 자본 투입으로 대회 이름이 '무바달라 씨티 DC 오픈'으로 변경됐다. 넥스트 제네레이션 ATP 파이널스는 향후 5년 동안 사우디 제다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상금 규모가 기존 140만달러에서 200만달러로 올랐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